일본의 카메라업체인 올림푸스의 한국법인(올림푸스한국)을 13년째 이끌어 온 외국계 기업의 간판CEO 방일석(사진) 사장이 돌연 해임됐다. 방 사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올림푸스 본사는 지난 5일자로 방 사장을 해임 통보했다.
일본본사를 법률적으로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태평양 관계자는 "해임사유를 밝힐 수는 없지만 해임에 뒤따르는 조치로 본사 감사팀과 감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올림푸스 본사는 지난 주부터 10여명의 조사단을 올림푸스한국에 보내, 고강도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림푸스 관계자도 "방 사장의 개인적인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안다"며 "올림푸스 본사로부터 감사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방 사장측은 해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방 사장의 법무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바른의 관계자는 "해임 이유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관 절차도 무시하고 방 사장에게 일방적으로 해임을 통보하며 퇴직금 포기각서까지 쓰라고 했다"며 "회사에도 들어오지도 못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 사장이 받아갈 퇴직금은 2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관계자는 "감사에서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적극적인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 사장은 2000년 설립 때부터 지금까지 이 회사 CEO를 맡아왔다. 지난 해에는 외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일본 본사의 집행임원이 됐고 4월 말에는 연임까지 했을 만큼 본사의 신임이 두터웠던 터라 이번 해임은 더욱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새 경영진이 들어선 일본 본사측과 방 사장측의 갈등설을 제기하고 있다. 일본 본사는 지난 해 회계부정사건으로 기쿠가와 쓰요시 전 회장 등 경영진이 체포되면서 현재 키모토 야스유키 회장과 사사 히로유키 사장이 이끌고 있다. 방 사장은 전 회장 라인으로 분류되어 온 터라, 업계에선 진작부터 마찰가능성을 점쳐 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방 사장에 대한 해임이 횡령 배임건이란 소문도 있고 일본 본사가 전 경영진 라인인 방 사장을 제거하려는 수순을 밟는다는 소문도 있다"면서 "상당히 복잡한 문제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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