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에 다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웬만한 나라의 공군력을 압도하는 미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9만7,000톤급)가 서해 상 훈련을 예고했고, 중국 역시 서태평양에서 대규모 훈련을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한반도 근해를 둘러싸고 심상치 않은 난기류가 형성되는 형국이다.
14일 국방부에 따르면 한미일 해군은 21~22일 제주 남방 국제수역에서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한다. 국방부는 "이번 훈련은 수색 및 구조훈련, 해양차단작전 등 인도적 차원의 훈련"이라고 밝혔다. 3개국 해군은 2008년 하와이 서쪽 120마일 해상에서 첫 비공개 연합훈련을 실시한 이래 매년 정례 훈련을 해오고 있다. 3국 연합훈련이 끝난 다음날인 23일부터는 사흘간 한미 해군이 서해 평택 이남 해상에서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한다. 연례훈련인 한미연합훈련에서는 북한의 수중 침투에 대응하는 대잠수함 작전, 수상함 자유공방 기동, 잠수함 탐지 작전 등이 이뤄진다.
중국의 심기를 자극하고 있는 것은 이 두 훈련에 참가하는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 미 해군 7함대 소속으로 일본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하는 이 함정은 승무원만 6,200명에 달하는 이른바 떠다니는 군사기지다. 최신예 전투기 슈퍼호넷과 조기경보기 호크아이 등을 동원할 수 있는데다 서해에 진출할 경우 중국 전역이 사정거리 안에 놓이는 만큼 중국으로서는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 중국은 그 동안 조지워싱턴호가 참가하는 한반도 근해 훈련에 반발하며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여왔다. 2010년 7월 서해 상 한미연합훈련에 조지워싱턴호가 참가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외국 군함과 군용기가 황해(서해) 및 기타 중국의 근해에 진입해 중국의 안보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하는 것에 결연히 반대한다"는 외교부 성명을 내기도 했다. 한미는 당시 중국을 의식해 훈련 장소를 동해로 옮겨 훈련을 실시했지만 미군은 "반드시 파견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며 넉 달 뒤인 그 해 11월 서해 한미연합훈련에 기어이 조지워싱턴호를 파견했다.
2년 만에 다시 예고된 조지워싱턴호의 서해 진입 소식에 중국 외교부 류웨이민(劉爲民)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은 국제사회, 특히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들이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 안정을 위해 노력해주길 바라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또 중국 국방부는 시기와 구체적 장소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서태평양에서 연례 해군 훈련을 실시하겠다"고 맞불을 놓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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