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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국민참여'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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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국민참여' 경선

입력
2012.06.1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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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프랑스 차기 대통령에 당선된 프랑수아 올랑드는 지난해 프랑스 정당 최초의 '완전 개방형 예비선거(Open Primary)'에서 후보로 선출됐다. 이 예비선거를 위해 사회당(PS)ㆍ좌익급진당(PRG) 연합은 전국에 1만개의 투표소를 설치했다. 양당 구성원과 일반 유권자는 물론 15~18세의 청소년까지도 선거경비 분담금 1유로만 내면 참여할 수 있게 한 결과 300만 명이 투표했다. 여기서 후보로 지명되며 그는 일찌감치 돌풍을 예고했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2년 대선 승리도 처음 도입된 '국민참여 경선'의 흥행에 힘입은 바 컸다. 당원과 일반 유권자의 의사를 5대 5로 반영한 당시 민주당의 후보 경선은 '반(半) 개방형 예비선거(Semi-Open Primary)'였다. 당시까지 당원의 전유물이던 경선 투표권 절반을 일반 유권자에게 떼어 준 발상의 신선함도 빛났지만, 건조한 어감의 '반 개방형'을 '국민참여'라는 맛깔스러운 말로 옮겨낸 언어 감각은 지금 봐도 놀랍다.

■ 인터넷을 비롯한 의사표현 통로의 발달로 과거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대중의 정치참여 욕구를 담아내기에 안성맞춤이다. 태생적으로 아래로부터의 '바람몰이'와 닿아있는 '국민참여'라는 말의 힘이 워낙 커서 전통적으로 '대세론'에 기대온 새누리당도 외면할 수 없었다. 2007년 후보 경선에서 '국민참여 경선'을 30%, 여론조사를 20% 반영하게 룰을 바꾸었다. 대의원ㆍ당원 투표의 열세에 비추면, 이명박 대통령의 탄생도 그 덕분이었다.

■ 그 악몽을 딛고 강력한 대세론을 구축한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장이 다시 '국민참여 경선'이란 말의 힘에 흔들리고 있다. 정몽준 전 대표를 비롯한 '비박(非朴) 3인방'이 현재 절반인 '국민참여'를 100%로 끌어올리자고 박 전 위원장을 줄기차게 압박하고 있다. 대개 '국민참여=민주적'이라는 인상에 빠지기 쉽다는 점에서 자칫 '비민주' '반민주' 낙인이 찍힐 수 있다. 박 전 위원장이 어떤 정치적 지혜로 이 난관을 돌파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황영식 논설위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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