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씨 학력위조 사건과 관련해 미국 예일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패소한 동국대는 12일 "당혹스럽고 받아들일 수 없는 판결"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동국대에 따르면 미 코네티컷 주 연방법원 터커 멜란컨 판사는 지난 8일 열린 1심 재판에서 "악의가 있다고 볼만한 증거가 적다"는 이유로 동국대가 제기한 명예훼손과 부주의 혐의를 기각했다. 앞서 동국대는 2008년 "예일대가 확인해준 신씨의 박사학위를 바탕으로 신씨를 교수로 임용했다가 학력이 허위로 밝혀지면서 큰 손해를 봤다"며 정부 보조금과 동문회 기부, 로스쿨 건축 비용 등 5,000만 달러(583억 원)를 보상할 것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사실 출발은 순조로웠다. 지난 2월 14일 코네티컷 주 연방법원은 예일대가 "단순한 실수(honest mistake)'였기 때문에 재판할 가치가 없다"며 재판 기피신청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동국대는 예일대와의 본안 재판에서 승소를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재판 과정이 묘하게도 예일대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렀다. 동국대 관계자는 "시간 지나면서 미 법원에서 예민하게 반응했다. 우리측 증인들을 오라 마라 변덕을 부리더니 갑자기 증인 출석을 취소해 버리기도 했다"며 "이번 판결도 날짜를 예고하지 않고 내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교 관계자는 "이번 판결도 원래는 5월 21일 날 판결이 나는 것이었는데 미뤄진 것으로 이런 사례는 미국 정식 판례에 없는 것"이라며 "미국에서 이번 사건의 담당 로펌 변호사가 판결문을 분석을 하고 있다. 그 결과가 나오는 데로 회의를 통해 대학의 최종 입장을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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