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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뮤지컬 기대작 '라카지' 주연 맡은 정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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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뮤지컬 기대작 '라카지' 주연 맡은 정성화

입력
2012.06.1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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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 배우에게 늘 따라붙는 '개그맨 출신 배우'라는 꼬리표는 왠지 어색하다. 1994년 SBS 개그맨 공채로 방송활동을 시작한 정성화(37)는 2004년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 '아이 러브 유'로 연기력을 인정 받은 뒤 뮤지컬 배우로 입지를 다져 왔다. 2007년에는 뮤지컬계 최고 스타 조승우와 공동으로 '맨 오브 라만차'의 주인공을 맡았고 2009년 초연부터 꾸준히 출연한 '영웅'의 안중근 역으로는 국내 주요 뮤지컬 시상식 남우주연상을 휩쓸었다.

그런 그가 7월 4일부터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히는 뮤지컬'라카지'(원제 La Cage aux Folles)의 주인공 앨빈으로 무대에 선다. 게이 부부 앨빈과 조지가 아들로 키운 장 미셀의 갑작스러운 결혼 발표로 겪는 해프닝을 그린 이야기다. 그의 장기인 코미디 연기를 뽐낼 기회지만 12일 만난 그는 "그렇게 쉬워 보였던 코미디가 요즘은 참 어렵다"고 했다. 올해 초까지 공연한 '영웅'이 최근작이었던 그로서는 2010년 작 '스팸어랏' 이후 오랜만에 선보이는 코미디다. "진중한 안중근 연기를 하면서 관객의 웃음소리가 그리웠죠. 그렇지만 무조건 웃음만 만들면 된다 믿었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품격 있는 코미디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쉽지가 않네요."

정성화는 신작 뮤지컬을 준비하는 제작사라면 어김 없이 주인공으로 그의 이름을 떠올릴 만큼 명실상부한 뮤지컬 스타가 됐다. 하지만 그는 "뮤지컬 팬이 아니면 여전히 나를 활동 뜸한 개그맨 정도로 아는 경우도 많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얼마 전 식당에서 어르신 한 분이 측은한 눈빛으로 저를 바라 보시며 아는 PD가 있으니 리포터 자리를 알아봐 주겠다고 하시더군요. 대다수의 대중이 절 알아보는 건 아니라는 생각을 했죠. 자칫 조금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해서 우쭐댈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최근에는 영화에서도 감초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어 대중적 인지도가 부쩍 높아졌다. '위험한 상견례'(2011)에서 장기인 코미디를 선보인 뒤 올해 초 개봉한 '댄싱퀸'에서는 진지한 국회의원 종찬 역을 소화해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 줬다. 곧 개봉할 '창수'에서는 밑바닥 인생을 연기한다.

그는 자신을 "영화에서는 이제 막 시작하는 신인"이라고 소개하면서도 항상 스스로에 대한 확신은 있다고 했다.

"개그맨 데뷔 후 10여 년 간 무명생활을 하면서 전기요금을 못 내 전기가 끊어질 위기에 처해 있을 때도 전 저를 믿었어요. 철이 없었던 탓에 친구들에게 '냉장고 전원 나가기 전에 오늘 음식을 다 먹어 치우자'고 전화까지 돌린 걸요. 출중한 외모는 아니지만 연기의 감각은 있다고 항상 믿었죠."

주연급 뮤지컬 배우로 성장한 계기가 된 '맨 오브 라만차'에 캐스팅된 것도 이 같은 믿음 덕분이었다. 돈키호테의 시종 산초 출연 제의를 받았지만 이를 거절하고 주인공 오디션에 참가했다. 영화 '댄싱퀸'도 황정민의 동생 역을 제안 받았지만 프로듀서를 찾아가 종찬 역을 하고 싶다고 정중히 부탁해 따냈다. "영화계에서도 상황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데 공연에 매진하고 있어서 잊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뮤지컬로 좀 알려졌다고 해서 자만하지 않으려 애쓴다"는 그의 꿈은 늙어서도 무대에 서는'할아버지 배우'다. "지속적으로 작품 활동을 해야죠. 토니상 시상식에 지팡이 짚고 시상하러 나오는 노 배우처럼 됐으면 해요."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이소영 인턴기자(이화여대 도예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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