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원혜영 의원 등 11명의 의원들은 11일 김두관 경남지사에게 대선 출마를 공개 촉구했다. 10명이 넘는 현역의원들이 출마 선언도 하지 않은 '외곽 후보'지지를 선언한 형식 자체가 이례적이다.
이들이 이날 출마 촉구 기자회견을 가진 것은 우선 김 지사가 지역 친야단체의 출마 반대를 설득하는 데 명분을 주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하지만 물밑에 있던 원내 지지그룹이 처음 윤곽을 드러냈다는 점이 주목된다. 참여 의원 면면을 보면 강창일 김재윤 안민석 김영록 문병호 민병두 배기운 최재천 김승남 홍의락 의원 등 친노그룹은 물론 정동영계, 손학규계, 구민주계 등이 망라됐다. 2002년 대선 후보 경선 초기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던 현역 의원이 천정배 의원뿐이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김 지사가 상당한 원내 기반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특히 2007년 대선 때 정동영 후보의 전략기획위원장이었던 민병두 의원, 선대위 대변인을 맡았던 최재천 의원 등이 포함된 것은 당내 '비노(非盧)' 성향 의원들이 김 지사 쪽에 모여들고 있는 현상을 잘 보여준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김 지사는 지역주의와 정면으로 맞서왔다. 양극화 극복과 경제정의란 시대정신을 온몸으로 실천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통성을 계승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섬김의 정치를 실현하고 소통과 통합의 지도력을 보여왔다"고 설명한 부분은 참여정부의 부정적 측면을 극복하겠다는 김 지사의 노선을 지지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재윤 의원은 "오늘 회견은 김 지사와 조율한 게 아니지만 김 지사의 당내 버팀목이 될 것"이라며 "표의 확장성이 가장 크고 서민의 고통을 이해하며 친노와 비노를 아우를 화합형 후보란 점에 11명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곧 20여명의 '의원멘토단'을 구성하는 등 세를 불려 김 지사 띄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김 지사는 12일 창원에서 자서전 <아래에서부터> 출판기념회를 연다. 김 지사는 책에서 "주류사회와의 네트워크가 없다는 게 약점이자 강점"이라며 "군수를 할 때도 변변한 자격증이나 학연 하나 없는 게 아쉬웠지만 경남도정을 이끌면서 오히려 끈이 없는 게 올바른 정치와 행정에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출마 선언은 도지사 임기 절반이 지나는 7월 초쯤 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래에서부터>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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