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총선 1차 투표에서 좌파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AFP통신은 하원의원 577명을 뽑는 1차 투표 결과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집권 사회당과 좌파계열 정당이 무난히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11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올랑드 대통령이 주장하는 성장 우선 정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내무부가 발표한 최종 개표 결과, 사회당과 녹색당 등 좌파정당 연합은 46%대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이끈 대중운동연합(UMP)은 34%의 지지를 얻었다. 현지 언론들은 이를 근거로 17일 결선 투표가 끝나면 사회당과 녹색당이 전체 577개 의석 가운데 최소 283석에서 최대 347석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1차 투표에서 6.9%의 득표율을 기록한 좌파전선은 13~20석을 얻을 것으로 보여 좌파계열 정당이 안정적인 과반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좌파 정당들이 결선에서 1차 투표 최다득표자를 밀어주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사회당은 275~329석을 얻어 단독 과반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UMP 등 우파 정당은 230~270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7년 총선에서 득표율 4%에 불과했던 마린 르펜의 극우 국민전선(FN)은 14%에 가까운 득표율을 올려 1986년 이후 16년 만에 원내 진출이라는 숙원을 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프랑스는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5% 이상 얻은 후보들끼리 결선 투표를 치르는 '비교다수 득표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FN은 최대 3석을 얻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상원에서도 과반을 확보하고 있는 좌파 정당들이 하원까지 장악할 경우 올랑드 대통령은 소득세율 인상 등 부자 증세와 성장 우선 정책 등 각종 개혁 과제를 밀어붙일 원동력을 얻을 것으로 외신은 전망했다. 장 마르크 애로 총리는 1차 투표 결과 발표 뒤 "(좌파정당 연합이) 결선에서 확실한 과반을 차지해야 한다"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당부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내 올랑드 대통령의 발언권에도 무게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 위기 해결 방식을 두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대립하고 있는 올랑드 대통령은 국정장악력을 바탕으로 더욱 치열한 신경전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으로 통합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올랑드 대통령은 성장을, 메르켈 총리는 긴축을 각각 강조하고 있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 애로 총리와 로랑 파비위스 외무장관, 베르나르 카즈뇌브 유럽 담당장관은 과반 득표율로 결선투표 없이 당선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