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효성 회장, 처조카와 '차명 부동산'법정 다툼

조석래(77) 효성그룹 회장이 경기 이천시에 차명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을 놓고 처조카와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댜.

서울고법 민사22부(부장 여상훈)는 조 회장이 "경기 이천시 모가면 두미리 산 39-15번지 임야 6만8,596㎡의 소유권을 돌려달라"며 처조카 이모(69)씨를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소송에서 원심대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10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조 회장은 1989년 4월 김모씨 등 2명으로부터 7,714만원에 이 땅을 사들인 뒤 이씨 이름으로 소유권을 등기해 차명 보유했다. 등기필증도 조 회장이 보관하고 있었다. 이씨는 1977년 효성에 입사했으며 1997년 5월 상무이사직을 끝으로 퇴사했다.

조 회장은 이 땅의 토지세 및 종합소득세분을 계좌 송금 등을 통해 이씨에게 지급해온 점을 차명 보유의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민법 162조에 따라 (이 땅의 소유권 등기가 된 지) 10년이 지났으므로 소멸시효가 경과했다"며 "조 회장이 부동산을 이씨로부터 넘겨받아 점유하고 있다고 볼 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고, 그렇다 하더라도 부동산실명법 시행에 따라 청구권은 소멸됐다"고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조 회장은 항소심 결과에 불복해 대법원에 즉각 상고했다.

이 땅의 올해 기준 공시지가는 ㎡당 4,440원으로 1990년(㎡당 3,900원)에 비해 13.9% 상승, 시가 3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청환기자 ch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