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여고생 아마추어 골퍼 김효주(대원외고2)가 일본 열도를 충격에 빠뜨렸다. 이미 국내에서 '프로 잡는 아마'라는 별명을 얻은 김효주는 일본 프로골프대회에 초청 선수자격으로 출전, 각종 기록들을 갈아치우며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김효주는 10일 효고현 롯코 국제골프장(파72·6,511야드)에서 열린 일본 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산토리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1억엔∙약 14억8,000만원) 최종 라운드에서 무려 11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우승했다.
이날 공동 6위로 출발한 김효주의 샷은 신기에 가까웠다. 260야드가 넘는 호쾌한 드라이버와 정교한 아이언샷, 완벽에 가까운 어프로치와 퍼팅으로 전반에만 무려 7개의 버디를 쓸어 담았다. 후반에도 4개의 버디를 추가, 2위 사이키 미키를 4타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며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김효주는 아마추어 신분이어서 우승 상금 1,800만엔(약 2억6,700만원)은 2위 사이키에게 돌아갔다.
김효주가 이날 세운 61타는 JLPGA투어 18홀 최소타 기록이다. 대선배 구옥희가 2003년 세운 종전 기록 62타를 1타 줄였다. 또 16세 332일의 나이로 JLPGA 투어 정상에 올라, 일본 여자골프의 '아이콘' 미아자토 아이가 갖고 있던 최연소 우승기록(2003년 던롭오픈 우승 당시 18세101일)도 1세 이상 줄였다. 일본 내에선 "프로도 아닌 아마추어가 낸 믿을 수 없는 기록이다" "최소타, 최연소 우승기록은 상당기간 깨지지 않을 것" "한국의 10대 아마추어 앞에서 일본 프로들이 맥없이 무너졌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김효주는 지난 4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개막전인 롯데마트 오픈에 출전해 선두를 한번도 빼앗기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 초청을 받아 공동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효주는 지난해 제주도지사배와 송암배, 일송배, 호심배를 휩쓰는 등 아마추어 무대에서 이미 14승을 거둔 최강자. 박세리-신지애 계보를 이을 '괴물'로 평가받고 있다. 오는 9월 세계여자골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뒤 프로에 데뷔할 계획이다. 김효주는 세계랭킹 1위인 청야니(대만)를 잡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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