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에 사는 이윤희(38)씨는 10만분의 1의 확률로 태어난다는 겹쌍둥이의 엄마다. 올해 아홉살이 된 이란성 쌍둥이 승주 승아 자매에 이어 세살 터울로 남매 쌍둥이 승예 승휘를 낳았다. 키우는 일도 만만치 않았지만 이씨는 요즘 아이들이 사교육을 시작할 나이가 되면서 고민이 깊어졌다. 11~15일 오전 7시 50분 방송하는 KBS1 '인간극장'은 이씨의 고군분투 '겹쌍둥이 과외하기'편을 내보낸다.
이씨는 아이들을 사교육의 열풍 속으로 내몰지 않겠다며 직접 가르치기 시작했다. 국어와 수학 물론, 피아노, 영어, 독서논술, 바이올린까지.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엄마는 독서논술 지도사 자격증을 따는가 하면 영어와 바이올린까지 배우며 고3 수험생보다 더 바쁜 하루를 살고 있다. 피아노 학원을 운영했던 터라 교습은 어렵지 않으나 독서논술과 입에 붙지 않는 영어는 힘겹다.
이씨는 겹쌍둥이에게 공부하는 습관을 키워주기 위해 엄격한 규칙을 정했다. 아홉살 아이들은 새벽 6시 반에 일어나 30분간 아침공부를 하고, 하교한 뒤에는 곧장 집으로 와야 한다. 또 엄마와 함께 오후 공부가 끝난 뒤에는 정해진 순서대로 씻고 만화는 정해진 시간에만 봐야 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모두 함께 영어 공부를 하고 책을 읽어야 한다. 이어서 올해부터는 여섯 살 쌍둥이들에게도 8시에 한글공부하기라는 새로운 규칙이 생겼다.
막내 승휘는 엄마에게 "규칙 좀 그만 만들자"며 애교를 부려보지만 이씨에겐 통하지 않는다. 나중에 공부 스트레스를 덜 받으려면 자기주도 학습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게 이씨의 확고한 철학이다. 그러나 아직은 한창 뛰놀고 싶을 나이라 아이들의 반항도 만만치 않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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