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의 교양 교육은 과거엔 지식 분야를 넓히는 분배형 교육이었지만 최근엔 지식 분야를 통합해 정보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융합ㆍ통합형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주최로 8일 경희대에서 ‘정보사회에서 교양 기초교육의 새로운 의의’주제의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주제 발표에 나선 폴 한스테트 미국 로아노크대 교수는 시종 ‘교양 학문의 통합ㆍ융합적 교육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그는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능력도 바뀌고 있다”고 운을 뗐다. 학생들은 과거와 달리 다양한 삶의 환경과 정보들을 종합하고 통합해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능력, 서로 모순된 것처럼 보이는 정보들을 재구성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대의 직업 환경이 바뀌어 어떤 업무를 수행할 때 발생하는 문제들은 한 영역이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 대한 고려와 판단을 요구한다”고도 했다.
그는 “이런 환경의 변화 때문에 학생들은 주어지는 정보를 습득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고, 정보에 대해 ‘생각’하고 보다 창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이런 측면 때문에 대학에서의 교양교육이 통합지향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스턴대의 나탈리 맥나이트 교수도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 등 성공한 기업가들은 예술과 기술, 문학과 컴퓨터 지식을 효과적으로 접목했다”며 교양 교육의 타학문 연계를 내세웠다.
한국에서의 대학 교양교육도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태수 인제대 교수는 “일제 강점기와 설익은 미국 대학제도 도입으로 우리나라 대학 내에서 교양교육은 ‘그 자체로서의 가치’가 아닌 ‘전공을 위한 도구적 가치’로 고착돼왔다”며 “교양교육은 학생들이 직업활동을 포함해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를 생각하는 것을 돕는 ‘자유교육’”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양교육이 대학의 저학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학년 과정뿐만 아니라 사회인들을 위한 인문학 강좌처럼 확장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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