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의 이해 증진을 위해 1982년 미국에서 만든 한미경제연구소(KEI)가 7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립건축박물관에서 창립 3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미국의 지한파 인사가 대거 참석한 행사는 관계자들이 과거를 회상하고 양국의 관계를 돌아보면서 3시간여 동안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지한파 인사 찰스 랭글 하원의원은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고 참전 당시를 회상한 뒤 “참화를 딛고 경제대국이자 민주국가로 우뚝 선 한국이 자랑스럽다”고 말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최영진 주미 한국대사는 환영사에서, 주미대사를 지낸 한덕수 무역협회장은 현재의 한미 관계를 언급하면서 “한국을 지키기 위해 희생한 미국과 미국인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숙 주유엔대표부 대사도 자리를 함께 해 한미 관계의 미래를 전망하는 연설을 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에게 바치는 영상물도 상영됐는데, 영상물은 미국의 도움을 상기하며 ‘우리는 잊지 않고 있다’는 자막으로 끝이 났다.
한편 환영사에서 KEI의 성장을 자랑스럽게 소개한 잭 프리처드 소장은 이달 말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6년 동안 소장을 맡고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대북협상 최고책임자로 활동하다 백악관과 불화 속에 2003년 8월 사임한 프리처드 소장은 이후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다 2006년 1월 KEI 소장에 선임됐다. 영변 핵시설 등 북한을 10여 차례 방문한 북한통으로 알려져 있다. 후임엔 도널드 만줄로(공화) 연방 하원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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