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의 관전 포인트는 '김한길 후보의 굳히기냐, 이해찬 후보의 막판 뒤집기냐'로 요약된다. 경선 결과에 70% 반영되는 당원ㆍ시민 선거인단 투표가 승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막판에 불거진 정치권 색깔논쟁이 승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순회 경선에서는 김 후보가 파죽지세로 '역(逆)대세론'을 일궈내며 우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개표율은 13.1%에 불과하고 김 후보와 이 후보의 표차도 210표에 지나지 않아 결과를 예단하기 매우 힘든 상황이다. 8일까지 완료된 당원ㆍ시민 선거인단의 모바일ㆍ현장 투표 결과는 9일 전당대회에서 실시되는 수도권 및 정책 대의원 투표 결과와 함께 공개된다.
양측 캠프는 승부처로 꼽히는 한국노총과 시민 선거인단의 표심을 앞세워 우세를 주장하고 있다. 김 후보는 2,600명의 정책대의원 가운데 2,000명을 차지하는 한국노총이 김 후보를 공개 지지하고 모바일 투표에도 적극 참여한 사실에 고무돼 있다. 반면 이 후보는 '정봉주와 미래권력(미권스)' 및 '국민의 명령 백만민란' 등의 조직 표심이 모바일 투표에 작용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는 이념 전쟁도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이 후보는 이날 "황우여 대표까지 나에 대한 자격심사를 운운하는 등 새누리당과 '조중동'이 한편이 돼 민주당 경선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자신이 새누리당의 공격 표적임을 적극 부각시켰다.이념 공방을 지지층 결집의 기회로 활용하는 셈이다.
반면 김 후보는 새누리당의 공세에 반격을 퍼붓고 있지만 "감정에 치우쳐 신공안 정국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면서 은근히 이 후보를 견제하고 있다. 이날도 새누리당의 색깔론 공세에 대해 "저들이 녹슨 칼을 휘두를 때 우리는 민생의 빵을 가지고 맞서야 한다"고 국면 전환을 강조했다.
이번 경선에서는 당 대표 외에 5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강기정 추미애 우상호 조정식 후보가 중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이종걸 문용식 후보가 이들을 추격하는 지역 순회 경선 판도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도 관심거리다.
전당대회에서 대표가 선출되면 36일 간 민주당을 이끌어온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원내대표 직책만 맡게 된다. 박 위원장은 이날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오늘이 사실상 비대위원과 함께 확대간부회의를 하는 마지막 날"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그들(새누리당)이 파놓은 (이념 공세의)함정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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