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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늦게 출발, 한발 빨리 도착

입력
2012.06.0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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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번개'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의 런던올림픽을 향한 발걸음이 가볍다.

볼트는 8일(한국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다이아몬드리그대회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79로 우승했다. 자메이카 동료이자 라이벌인 아사파 파월(30)보다 0.06초 앞섰다. 자메이카의 레론 클라크(31)는 10초10의 기록으로 3위에 자리했다. 이로써 자메이카는 100m 금∙은∙동메달을 싹쓸이하며 육상 강국다운 면모를 보였다.

이날 볼트는 지난주 이탈리아 로마 대회에서 작성한 올 시즌 최고 기록(9초76)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달 체코 오스트라바 대회 부진(10초04) 이후 꾸준히 9초7대로 레이스를 마쳐 올림픽 금메달 전망을 밝혔다.

볼트는 이번 대회에서도 자신의 유일한 약점인 늦은 스타트를 했다. 초반 30m까지 파월에게 뒤졌지만 중반부터 스퍼트를 올려 파월을 간발의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다. 출발 반응 속도에 민감한 그는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대회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되는 아픔을 겪었다.

볼트는 "출발이 좋지 않아 내가 원하는 레이스가 안 됐다"며 "파월이 빠르게 치고 나갔지만 달리는 스트라이드(주폭)를 넓혀 열심히 따라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결승선에 내가 가장 먼저 들어와 행복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볼트와 치열한 경쟁을 펼친 파월은 "많은 압박 속에 좋은 레이스를 해서 만족한다"며 "런던올림픽까지 많은 시간이 남아 있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볼트는 현재 100m(9초58)와 200m(19초19) 세계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3관왕(100m∙200m∙400m 계주)에 올랐다. 현재 몸 상태에 아무 이상이 없다고 자부하는 만큼 런던올림픽에서도 볼트의 금빛 레이스는 계속될 전망이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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