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요정에서 여왕으로.'
마리아 샤라포바(25ㆍ러시아ㆍ랭킹2위)가 커리어 그랜드슬램(생애 통산 4대 메이저대회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놓았다. 샤라포바가 9일(이하 한국시간) 열리는 2012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결승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면 여자선수론 2003년 서리나 윌리엄스(미국) 이후 10년만에 여섯번째 커리어 그랜드스래머가 탄생하게 된다.
샤라포바는 따라서 마가렛 코트, 크리스 에버트,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 슈테피 그라피,서리나 윌리엄스의 계보를 잇게 된다. 샤라포바는 앞서 2004년 윔블던을 시작으로 2006년 US오픈, 2008년 호주오픈 우승컵을 손에 넣었다.
샤라포바는 8일 새벽 프랑스 파리 근교 롤랑가로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에서 페트라 크비토바(22ㆍ체코ㆍ4위)를 경기시작 77분만에 세트스코어 2-0(6-3 6-3)으로 완파하고 결승티켓을 손에 넣었다. 프랑스오픈의 문을 두드린 지 꼭 10년만에 처음 밟아보는 결승무대다. 샤라포바는 그동안 이 대회 두 차례(2007년, 2011년) 4강행이 최고성적일 정도로 클레이코트에서 약점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샤라포바의 우승 가능성을 매우 높게 전망하고 있다. 결승 상대 사라 에라니(25ㆍ이탈리아ㆍ24위)가 거의 무명에 가깝기 때문이다. 지난해 US오픈 챔피언 사만다 스토서(28ㆍ호주ㆍ7위)를 2-1(7-5 1-6 6-3)로 꺾고 생애 첫 메이저대회 정상문턱에 섰지만 샤라포바의 적수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다. 에라니는 주로 복식전문으로 활동해 복식 우승은 13번 차지했지만 단식 우승은 통산 5승에 그친다.
샤라포바는 이번 대회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8강에서 한 세트를 빼앗긴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다섯 경기에서 무실세트를 뽐냈다. 지난해 윔블던 결승에서 패배의 쓴 잔을 안긴 최대 난적 크비토바도 이날 준결승에서 샤라포바의 날선 샷 앞에서 이렇다 할 저항도 펴보지 못한 채 무너졌다.
샤라포바는 특히 우승여부와 상관없이 내주 세계랭킹 1위 등극을 확정 지었다. 2008년 6월9일 이후 4년만이다. 샤라포바는 그 해 어깨 수술로 내리막을 걷다가 지난해부터 재기에 성공했다. 역대 3번째로 긴 등락(209주)을 끝내고 랭킹1위에 오른 샤라포바는 "아주 오랫동안 1위를 유지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특히 "크비토바와 경기는 바람이 심하게 불어 힘들었다. 오늘 같은 상황에선 인내심이 가장 중요한 승리의 요인이었다"라고 말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