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 철강업계는 환경오염을 크게 줄인 포스코의 '파이넥스'기술과 같은, 기술 혁신이 필요합니다. 포스코가 중시하는 기술과 혁신은 세계 철강업계를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핵심 가치가 될 것입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지난달 8일 중국 베이징에서 세계 철강업계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7회 중국 국제철강회의에서'포스코의 신기술'을 주제로 연설하며 이렇게 강조했다. 그가 포스코의 신기술을 화두로 꺼낸 것은 불황의 늪에 빠져 있는 세계 철강업계가 신기술ㆍ신소재 개발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새로운 영역에 대한 과감한 도전만이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고 미래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견해다. 이는 포스코의 미래 경영 전략과도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정 회장은 지난 3월 철강·에너지·소재 3대 핵심 사업을 육성한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포스코 패밀리 2020 비전'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철강 본업에서 차별화된 경쟁력 지속 확보 ▦철강, 소재, 에너지를 주축으로 하는 성장 ▦사업 확장에 상응하는 경영관리 역량 및 위기관리 능력 배양 ▦ 변함없이 지켜가야 할 '사랑 받는 기업' 등 구체적인 4대 좌표를 설정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시장이 어렵고 미래가 불확실하지만, 철강 분야에서는 새로운 발상과 도전으로 압도적인 경쟁력을 유지해 나가는 한편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경제 위기 등 어떤 비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것"라고 설명했다.
내년 창립 60주년을 앞둔 현대제철의 미래 경영도 주목할 만하다. 이미 올해 초부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이 현대제철 품질 총괄 부회장을 겸임하며 철강 현안을 직접 챙기고 있다. 유럽 재정 위기와 중국 성장세 둔화, 공급 과잉이라는 철강업계의 3각 파도를 헤쳐나기기 위해 구원투수로 나선 것. 정 부회장은 우선 자동차 품질을 좌우하는 자동차 강판의 품질 향상에 전력을 쏟고 있다. 자동차와 철강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내년 9월 제 3고로가 완공되면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조강 능력은 현재 800만톤에서 1,200만톤으로 늘어나 글로벌'톱10' 철강사에 진입하게 된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은 양과 질 모든 측면에서 명실공히 글로벌 철강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실히 다져나갈 계획이다.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도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브라질 제철소을 성공시켜 다가올 100년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은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일관제철소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사업은 총투자액이 5조원이 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현재 브라질 북동부 지역에 1단계로 연산 300만톤짜리 용광로 건립 공사를 진행 중인데, 2015년 제철소가 완공되면 동국제강은 쇳물을 생산하는 글로벌 종합제철소로 도약하게 된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브라질 제철소는 안정적 원자재 확보 외에도 성장 잠재력이 큰 남미 시장에 글로벌 생산 거점을 마련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동부제철은 전체 조강 생산량을 연간 1,000만톤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세계 최대 전기로 제철회사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세웠다. 전기로 제철공장 운영 노하우를 토대로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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