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을 모욕한 라가르드는 부끄러운 줄 알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페이스북 페이지가 '댓글 폭탄'을 맞았다. 지난 달 25일 라가르드 총재는 영국 신문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인은 항상 세금을 회피하려 한다. 세금을 내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고 말했다가 국제사회의 비난에 직면했다. 그는 사태 수습을 위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명 글을 올렸지만 무려 4만 2,000 여건의 항의성 댓글이 달리는 곤욕을 치러야 했다.
최근 공인(公人) 혹은 이슈메이커의 페이스북이 치열한 논쟁의 장이 되는 추세가 뚜렷하다. 대중과의 소통이 강조되면서 정치인 등 많은 공인들이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사용하게 되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관련 공인의 페이스북에 당사자의 입장 표명과 이에 대한 다양한 반응이 올라오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달 7일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경선 의혹이 불거지자 이정희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실책임 제가 모두 지지만, 진상조사위가 근거없이 공표한 '총체적 부정'이란 말로 여론의 뭇매 맞는 억울한 사람들 두고 제 살길 찾지는 못하겠습니다'는 말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8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좋아요'를 눌렀고, 댓글은 400개 가까이 달렸다. 이 전 대표를 응원하는 의견과 비난하는 의견이 치열하게 논쟁했다. 댓글마다 많은 공감을 얻은 의견은 많게는 수십 건까지 '좋아요' 버튼이 눌러졌다. 이 전 대표는 같은 메시지를 트위터에도 올렸지만 수백번 리트윗(RT)된 것에 비해 직접 돌아온 반응은 10개가 채 되지 않았다. 이슈가 전파되기엔 트위터가 유용하지만 사안에 대한 의견을 모아 여론의 추이를 파악하기엔 페이스북 댓글들이 훨씬 효과적이었다.
한양대 정보사회학과 윤영민 교수는 "트위터는 본인이 직접 해쉬태그를 쓰지 않고서는 하나의 주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볼 수 없는데 비해 페이스북의 댓글 구조는 타인의 다양한 의견을 즉시 확인할 수 있다"며 "특정 이슈에 대해 서로 논의할 수 있는 공간의 성격이 페이스북에서 활발한 댓글 논쟁을 불러온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의 폭언 논란을 촉발시킨 탈북청년연대 백요셉 사무국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 하나로 이슈메이커로 부상한 사례. 임 의원이 자신에게 "개념 없는 탈북자 XX가 국회의원인 나한테 함부로 개겨"등 폭언을 퍼부었다는 그의 글에도 수백건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임 의원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의견이 대다수였으나 백 사무국장에게도 '진짜 녹취록이 있느냐, 있다면 공개하라'는 등 진위를 묻는 의견들도 많았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