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대규모 아울렛 대전이 벌어지고 있다. 신세계ㆍ첼시에 이어, 롯데, 현대백화점등 유통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최대 규모를 표방하며 경기 인천에 속속 아울렛 건립계획을 발표하고 나섯다. 계획대로라면 2015년이면 수도권에는 모두 6개의 초대형 아울렛이 자리잡아 자칫 중소유통업체 피해는 물론 ‘제살 깎아먹기’ 경쟁도 우려된다.
7일 경기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ㆍ첼시는 2007년 여주에 부지면적 26만4,400㎡(매장면적 2만5,800㎡)의 여주 프리미엄아울렛을 세운데 이어 2011년 파주에 매장면적 3만1,113㎡의 파주 아울렛을 잇따라 개설했다. 두 아울렛의 입점 점포수만 200개가 넘는다.
신세계ㆍ첼시는 2014년 여주아울렛의 매장면적을 4만8,900㎡로 키우고 점포수도 현행 140여개에서 250개로 거의 배 가까이 늘릴 계획이다. 신세계측은 “여주의 경우 개점 5년간 1,600만명이 다녀갔다”며 “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10대 아울렛의 위상에 걸맞게 규모를 키워 아시아 최고의 아울렛으로 가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미국 유통기업 터브먼과 손 잡고 하남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신세계ㆍ터브먼은 하남시 신장동 미사리조정경기장 인근에 2015년까지 부지면적 11만7,000㎡에 연면적 33만㎡의 하남유니온스퀘어를 건설한다. 백화점, 패션, 영화관, 공연 등 복합쇼핑몰로 건설되는 이곳은 매장면적만 따질 경우 파주 아울렛의 10배 규모다.
롯데백화점도 아울렛 시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12월 매장면적 3만5,300㎡ 규모의 파주 프리미엄아울렛을 개장했다. 신세계아울렛과 불과 5.5km거리에 있는 롯데 아울렛은 총 4개의 건물에 모두 210여개의 브랜드가 입점해 신세계 아울렛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또 한국패션유통물류와 공동으로 이천 호법면 단천리에 매장면적 3만3,000㎡ 규모의 이천 아울렛을 내년 말 개장해 신세계 여주 아울렛과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다. 현대백화점도 아울렛 대전에 가세했다. 현대백화점은 2014년 김포시 고촌읍 한강아라뱃길 김포터미널에 연면적 16만5,000㎡의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을 열 계획이며 지난 4월에는 송도국제도시 내 5만9,927㎡의 아울렛 부지를 확보하기도 했다.
이처럼 유통 대기업들이 속속 아울렛 개설에 뛰어드는 것은 국내 아울렛 시장이 성장업종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실제 신세계 파주 아울렛의 경우 롯데가 개장했음에도 내방객수가 줄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체 브랜드 중 명품브랜드는 20~30%에 불과한데다, 과당 경쟁으로 명품확보가 어려워질 경우 중소유통점과 경쟁이 불가피한 패션브랜드를 취급해야 해 지역상권 침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개발연구원 신기동 연구원은 “2009년 한 아울렛을 대상으로 사전 조사한 결과 명품 브랜드 확보가 어려울 경우 자체 생존도 어렵고, 지역 패션상권도 크게 위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범구기자 eb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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