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카카오톡의 무료인터넷전화 '보이스톡'차단을 전면 해제한다고 밝혔다. 그 동안 이동통신사들은 보이스톡 등 공짜 전화서비스에 강하게 반발하며 일부 혹은 전면적으로 차단해왔는데 LG유플러스가 이를 전격 허용함에 따라, 이동통신사와 무료전화서비스업체간 갈등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LG유플러스는 7일 카카오톡의 보이스톡을 비롯해 모든 무료인터넷전화(mVoIP)를 전면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상철(사진)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이날 본지 인터뷰에서 "(보이스톡 같은) 무료인터넷전화를 허용하면 음성통화 매출이 줄어드는 등 이동통신업체에 부정적인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용자들한테 선택권을 줘야 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현재 SK텔레콤과 KT는 월 정액 5만4,000원 이상 요금제를 쓰는 고객들에 한해 무료인터넷전화를 허용하고 있으며, 그 이하 요금제 고객은 차단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요금제에 관계없이 무료인터넷전화를 불허했다. 카카오톡 때문에 이미 문자메시지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상태에서, 보이스톡 같은 무료전화까지 허용될 경우 음성통화매출까지 격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짜전화가 데이터량 폭증을 유발, 통신망에 트래픽을 유발시켜 다른 데이터처리속도까지 저하시킬 수 있다는 것이 이동통신업계의 입장이다. "통신사가 깔아 놓은 망에 카카오톡이 무임승차한다"는 반발도 이어져왔다.
그러던 LG유플러스가 무료인터넷전화를 허용한 것은, 보이스톡이 그다지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 이 부회장은 "실제로 보이스톡을 써보니까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잠시 사용해 봤는데 통화품질이 이동통신을 대체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음성통화는 목소리의 크기나 높낮이처럼 말하는 사람의 감성을 전달하는 게 중요한 만큼 통화음질이 절대적이다"고 말해, 기본적으로 음질에 문제가 있는 보이스톡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10월 이후 LTE망을 이용한 음성통화가 시작되는데 이는 화상으로 비교한다면 풀HD급이다"면서 "결국은 (공짜 보다는 돈을 내고서라도) 통화품질이 좋은 서비스로 몰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SK텔레콤과 KT등 다른 이동통신사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공동전선에서 이탈한 LG유플러스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가입자 확대를 위해 근시안적 결정을 했다"며 "장기적으로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이날 집전화(인터넷전화)도 스마트폰처럼 쓰는 '070 플레이어'를 선보였다. 070 플레이어는 100Mbps 초고속인터넷과 와이파이를 기반으로 최대 4명이 이용할 수 있는 다자간 음성·영상통화, 최대 100명과 즐길 수 있는 무료 채팅, 미디어 공유 등 멀티미디어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mVoIP란
mobile Voice over Internet Portocol. 일반 휴대전화 통화는 음성전용통신망을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통한 인터넷전화는 동영상 화상 음악파일 등 데이터들이 오가는 인터넷망(IP)을 통하게 된다. 유선에도 인터넷전화가 있듯이 무선에도 인터넷전화가 있는데 그것이 mVoIP이다. 보이스톡이 그런 경우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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