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리스트 김태원(47)이 이끄는 4인조 록 밴드 부활이 새 앨범을 내고 부활했다. 그룹 결성 25주년을 맞아 2009, 2010년 두 번에 나눠 발표한 12집 이후 2년여 만이다. 앨범 제목은 '퍼플 웨이브(Purple Wave)'. 김태원은 "보라는 감성의 색인데 감성의 시대가 온다는 생각에서 지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8일 음원 공개에 이어 14일 정식 발매되는 '퍼플 웨이브'에는 짝사랑의 설렘을 담은 록 발라드 '차갑다'와 청소년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 '돈키호테' '헤드 업',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서 선보였던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 등 10곡을 담았다.
김태원은 7일 쇼케이스를 겸한 기자간담회에서 새 앨범에 대해 "1987년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했다. 86년 1집 수록곡 '희야'가 히트하며 이듬해 2집을 낼 수 있었던 것처럼 TV 출연으로 얻은 김태원의 인기가 이번 앨범 제작에 큰 도움을 줬다는 설명이다. 김태원은 "암 투병 중 만든 12집과 달리 새 앨범은 건강하고 안정적이며 진취적인 상태로 만들었다"며 "87년 이후엔 줄곧 불안한 상태에서 앨범을 냈는데 13집에선 내가 20대 시절이던 부활의 음악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컬리스트 정동하(32)도 "부활에 몸 담은 지 8년이 됐는데 13집을 만들며 그 동안 느끼지 못했던 에너지 속에서 노래했다"고 했다.
옛 명성과 인기를 되찾겠다는 이들의 의지는 그룹 이름을 딴 곡 '부활'에서 읽을 수 있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록으로 편곡한 것. 클래식을 즐겨 듣는 김태원은 그간 차이코프스키, 모차르트, 엘가 등 클래식 곡을 편곡해 앨범에 수록해 왔다.
강렬한 록 음악의 비중도 늘었다. 드러머 채제민(43)은 "부활이 주로 록 발라드를 타이틀 곡으로 내서 록페스티벌에 자주 초청받지 못 했는데 이번 앨범에는 빠른 곡, 실험적인 곡을 많이 수록했다"고 했다. 베이시스트 서재혁(37)은 "역대 한국 대중음악 명반 순위에 들어가는 앨범이 될 수 있도록 연주 하나 하나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부활은 13집 발매에 이어 전국 콘서트 투어를 한다. 12월까지 계속되는 투어는 17일 대구 공연을 시작으로 부산, 안산, 대전, 전주 등으로 이어진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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