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번째 잘못된 만남이 될까. 아니면 12연패에 마침표를 찍을까.'
라파엘 나달(26ㆍ랭킹2위)과 다비드 페레르(30ㆍ6위ㆍ이상 스페인)가 2012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결승 티켓을 놓고 피할 수 없는 일전을 벌이게 됐다.
나달이 상대전적 15승4패로 앞서고 있어 페레르 입장에선 껄끄러운 천적을 만난 셈이다. 페레르는 특히 클레이코트에서 나달에게 12연패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페레르가 클레이코트에서 나달을 꺾은 것은 8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4년 남자프로테니스협회(ATP) 투어 독일 슈투트가르트 오픈에서 2-1로 이긴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나달은 당시 18세로 신인티를 팍팍 풍길 무렵이었다. 이후 일취월장한 나달은 현재까지 프랑스 오픈에서만 50승을 거두는 동안 단 1패만을 기록할 정도로 클레이코트의 제왕으로 군림중이다.
하지만 페레르도 믿는 구석이 있다. 올 시즌 ATP 챔피언타이틀을 3개나 따냈을 정도로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이런 페이스는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시즌 전적은 33승 7패. 2008년 2월엔 랭킹 4위까지 치고 올랐지만 '빅4'의 그늘에 가려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그래서 4대 메이저 대회와 ATP 1000시리즈 마스터스 우승컵은 하나도 없다. 언론과 대중들이 페레르를 나달보다 한 수 아래로 접는 이유다.
그러나 올 시즌 클레이코트 성적이 21승 4패(82.9%)로 자신의 통산 클레이 전적 227승 97패(70.1%)보다 좋아 한 가닥 기대를 걸고 있다.
키 175㎝와 몸무게 73㎏으로 왜소한 체격이 늘 걸림돌이었지만 7일(한국시간)새벽에는 키 190㎝에 몸무게 84㎏인 앤디 머레이(25ㆍ영국ㆍ4위)를 세트스코어 3-1(6-4 6-7 6-3 6-2)로 돌려세우는 이변을 낳았다.
전문가들은 "페레르가 경기를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나달처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헝그리 정신이 없는 것이 최대 단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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