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화학업계가 최근 신사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석유자원의 고갈이라는 숙명적 한계와 함께 세계적으로 친환경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어 미래를 보장할 사업 발굴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정유업계는 2차전지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우선 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이 공을 들이는 분야는 전기자동차에 쓰이는 리튬이온 2차전지 배터리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대전 유성구 SK글로벌테크놀로지 내에 배터리 양산 1호 시설을 보유하고 있고, 올해 말 완공 목표로 충남 서산 일반산업단지 내 배터리 양산 2호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여기에 2005년 독자 개발한 리튬이온전지용 분리막 기술과 전극기술 등 소재기술을 기반으로 부품ㆍ소재부터 최종 제품에 이르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GS칼텍스 역시 리튬이온 배터리 분야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일본 최대 에너지 회사인 JX NOE(옛 신일본석유)와 손잡고 경북 구미 산업단지에 리튬이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소프트카본계 음극재를 연 2,000톤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최근 완공했다. 이는 올해 글로벌 소프트카본 음극재 시장의 100%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앞으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연산 4,000톤 이상으로 규모를 늘릴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는 2조6,000억원을 투자한 충남 대산공장의 2차 고도화 설비를 가동했으며, 일본 코스모 석유와 공동으로 BTX(벤젠·톨루엔·크실렌)공장에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석유화학 분야의 역량을 강화한 뒤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올해 초 경영기획팀을 새로 신설하고, 신사업 관련 장기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2년여 동안 신중한 검토와 분석을 거쳐 태양광전지의 주원료인 고순도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한국실리콘에 투자하기로 했다. 중견기업과 상생협력을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을 이끌어갈 신재생에너지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화학업계는 다양한 소재산업에 적극 눈을 돌리고 있다. LG화학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을 비롯해 LCD 유리기판 등 차세대 먹거리 사업을 발굴했다. 특히 LG화학은 리튬이온 2차전지 등을 바탕으로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에 맞춰 LG화학은 2013년까지 총 2조원을 투자해 현재 연간 10만대의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규모를 35만대 수준으로 증설할 방침이다.
LG화학은 차세대 성장동력 중 하나인 LCD용 유리기판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LG 파주 첨단소재단지'에 2016년까지 3조원을 투자해 총 7개의 LCD용 유리기판 생산시설을 건설하기로 했다. 완공되면 연간 5,000만㎡ 이상의 유리기판을 생산하게 된다.
한화케미칼은 1조원 이상을 투자해 폴리실리콘 제조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로 했다. 최근 중장기 전략을 마련한 삼성SDI도 기존의 배터리 사업에 새로 태양광 사업에 진출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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