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무역 1조달러 클럽 가입, 서민 주거생활 금융지원, 중소ㆍ벤처기업 금융지원, 청년 창업 육성…. 민간 금융회사나 기업들만으로는 달성하기 힘든 목표이거나 정책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금융위기를 극복했고, 1조달러 클럽에 가입했으며, 서민ㆍ중소기업 금융지원도 하나하나 진행 중이다. 그 주역은 금융공기업이다. 이들이 국민이 바라는 서민과 중소기업의 금융안전판, 디딤돌 역할을 잘 수행해 온 방증이기도 하다.
금융공기업들이 국내 경제의 버팀목 역할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성장을 이끌어가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미래 먹거리를 육성하는 데 적극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은 해외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중견기업의 육성, 플랜트 건설 등 대규모 해외사업 수주, 해외 금융자문 및 주선 업무를 본격화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김 행장은 2020년 경영전략을 통해 '한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글로벌 금융파트너'로서 수은의 역할을 재정립, 무역 2조달러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프로젝트 금융 지원체계 구축 ▦녹색산업 등 미래전략 산업의 해외진출 선도 ▦대외거래 정책금융창구로서 상업금융의 보완 등 3대 추진전략을 수립했다.
장영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은 최근 '나라를 튼튼하게 서민을 행복하게'를 슬로건으로 정했다. 국가 자산의 효율적인 관리로 내실을 기하는 한편, 서민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 금융기관 부실채권 처리에 중점을 뒀던 부실채권처리 업무를 선박과 같은 기업의 부실자산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국유재산 관리업무도 국가가 보유한 지적재산권 등 무형자산으로 그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또 캠코의 전환대출 상품인 '바꿔드림론'이 10만명에게 1조원을 지원하는 성과를 올린 만큼 이를 더욱 활성화해 저소득ㆍ서민층을 위한 서민금융기관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김정국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의 미래전략은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기술을 가진 기업을 육성,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이끌겠다는 데 방점이 찍힌다. 23년간 중소ㆍ벤처기업에 200조원의 금융지원을 해온 노하우에 녹색기업 및 지식ㆍ문화산업, 융복합산업 등에 대한 기술평가모형을 새로이 더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2009년 설립 이후 온렌딩(정부가 민간은행에 위탁해 중소기업 대출자금을 간접 지원하는 방식)제도를 정착시킨 정책금융공사의 진영욱 사장은 중견기업을 대기업으로 육성시키는 데 전력을 다한다는 계획. 이를 위해 고용창출 효과가 크고 성장 잠재력은 있으나 초기 투자 리스크가 높은 녹색산업, 정보기술, 바이오, 의료용기기제조업 등 신기술ㆍ신사업을 집중 지원키로 했다.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에도 5년 내 100억달러(약 11조8,000억원) 정도의 자금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서종대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작년 11월 취임 이후 임직원들에게 '서민층의 주거행복'이 공사가 추구해야 할 가장 중요한 핵심가치라고 강조해왔다. 보금자리론 금리 인하, 금리우대 대상자 확대, 저소득ㆍ서민계층 전세자금 대출 상품인 징검다리전세보증 출시 및 대상확대 등은 그가 추구하는 핵심가치를 실천하기 위한 전초전이다.
주택금융공사는 향후 적격대출을 활성화해 2020년까지 고정금리대출 비중을 50%로 확대하는 한편, 주택연금 부문에 대한 지속적인 제도개선을 통해 2030년까지 100만 가구의 주택연금 가입자를 유치함으로써 주거생활의 안정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역시 미래성장 동력 육성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석유전자상거래시장과 금현물시장을 연내 개설한다는 방침이며, 장외파생상품 청산서비스 등 새로운 사업영역도 개척하기로 했다. 우량 외국기업의 상장, 글로벌 선진거래소와의 연계ㆍ교차거래 추진, 한국형 증시 인프라 수출 등을 통해 국제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김경동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조만간 시행될 전자단기사채에 대한 인프라구축을 필두로 증권정보 포털시스템 등 증권거래 인프라 개선에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무엇보다 2,500조원의 예탁자산을 관리하는 만큼 갈수록 고도화하는 IT범죄 예방 및 방어에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