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두목 곰'이었다. 김동주(36)가 6일 잠실 SK전에서 시원한 끝내기 안타로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연장 10회말 무사 1ㆍ2루, 4번 지명타자 김동주가 타석에 들어섰다. 앞선 타석에서 3타수 3안타와 볼넷 1개로 전 타석 출루를 기록한 만큼 SK 투수 엄정욱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김동주는 볼 카운트 1-1에서 엄정욱이 던진 3구째를 정확하게 밀어쳐 우중간으로 시원하게 뻗어 나가는 끝내기 안타를 만들었다. 개인 12호이자 올 시즌 7번째의 끝내기 안타. 두산은 김동주의 활약에 2-1로 SK를 제압하며 24승(22패1무)을 챙겼다.
김동주의 활약은 경기 내내 빛났다. 4타수 4안타 1볼넷 1타점. 0-1로 뒤진 2회 말엔 선두타자로 나가 중전 안타로 팀의 첫 안타를 신고하더니 6회와 10회에는 우전안타, 8회에는 좌전 안타를 각각 뽑아냈다. 방향을 가리지 않는 부채살 타격의 진수를 보여줬다. 타격감이 완전히 살아났음을 확인시켰다.
김동주는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고 강했다. 오랜만에 끝내기를 쳐서 더욱 기분이 좋다. 찬스 때마다 타자들이 집중을 못한 게 아쉬웠는데 오늘을 계기를 통해 더욱 강한 팀이 되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두산 간판타자였던 그는 올 시즌 유난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 특히 5월은 최악이었다. 타율은 2할7푼, 장타와 홈런이 나오지 않아 마음 고생이 컸다. 팀의 성적이 하락한 이유로 그의 부진을 지적할 정도였다. 주변에선 "김동주가 살아야 두산이 산다"며 그를 자극했다.
슬럼프는 길지 않았다. 6월 들어서 김동주의 타격감도 살아나고 있다. 장타의 욕심을 버리는 대신 팀 배팅을 중심에 둔 것이 맞아 떨어졌다. 짧게 밀어치는 타법으로 알토란 같은 안타를 뽑아내고 있다. 6일 현재 타율이 2할9푼7리까지 올랐다. 지난해 이맘때 성적인 3할3푼3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지만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 희망적이다. 끝내기 안타가 '두목 곰' 부활의 신호탄인 셈이다.
김진욱 감독은 "김동주의 고참 선수로서 책임감 있는 타격이 승리를 불렀다"고 말했다.
대전에서는 한화가 롯데를 3-2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한화는 1-1로 맞선 5회말 1사 3루에서 1번 강동우의 중전 적시타, 2번 한상훈의 좌월 2루타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한화 선발 송창식은 5이닝을 3안타 1실점으로 막고 시즌 첫 승을 거뒀다. 19승1무29패를 기록한 한화는 선두 SK와의 승차를 7.5경기 차로 좁혔고 롯데는 3연패에 빠졌다. 롯데 선발 송승준은 5.2이닝 5안타 3실점으로 시즌 6패(4승)째를 안았다.
광주에서는 삼성이 KIA를 12-3으로 크게 이겼다. 2연승을 달린 삼성은 24승1무23패를 기록해 시즌 처음으로 5할 승률을 넘어섰다. 이승엽은 8회 투런 홈런을 추가, 2경기 연속 홈런으로 시즌 12호를 기록했다.
목동에서는 넥센이 LG를 5-3으로 꺾고 2위로 올라섰다. 강정호는 이날 홈런 2개(15,16호)를 쏘아 올리며 홈런 단독 선두를 지켰다.
한편 이날 4개 구장에는 총 6만4,305명의 관중이 입장, 올시즌 누적 관중 305만7,889명을 기록했다. 190경기만에 300만 관중을 돌파, 역대 최소 경기 300만 관중 돌파 신기록(종전 227경기)까지 세웠다.
문미영기자 mymoon@hk.co.kr
대전=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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