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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자이 대통령 형제들 재산 도피에 암살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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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자이 대통령 형제들 재산 도피에 암살설까지

입력
2012.06.0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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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권력 앞에서는 '핏줄'도 없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의 퇴임이 2년여 남았지만, 차기 권력과 대통령 일가가 축적한 재산을 둘러싼 카르자이 형제들 간의 다툼이 본격화하고 있다. 핵심 이권사업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음해하는 것은 물론, 일부에서는 암살설까지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4일 "카르자이의 퇴진과 미국ㆍ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철군이 동시에 이뤄지는 2014년을 앞두고 (카르자이 일가의 내분으로) 아프간 내 엘리트층 사이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전쟁이 치러진 지난 10년간 미군과의 계약, 마약 밀매 등으로 부를 쌓은 엘리트들이 권력의 공백기로 인한 정정불안을 우려하는 것이다. 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세스 존스 연구원은 "아프간 집권층 내에서 재산의 도피처나 망명처에 대한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차기 권좌를 놓고는 카르자이의 형 마흐무드와 동생 카임이 경쟁하고 있다. 미 시민권자인 마흐무드는 지난해 탈세와 부패 혐의 등으로 뉴욕 연방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아프간 최대 은행인 카불은행이 부실 대출과 비리로 사실상 부도사태를 맞게 된 과정에도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아프간 국민이 현 정권의 부정부패와 무능에 신물이 나있기 때문에 이들이 대선에 나오더라도 당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재산을 노린 다툼은 카르자이의 이복동생인 아흐메드 왈리가 지난해 7월 경호원에게 암살당한 뒤 노골화했다. 카르자이의 무한 신뢰를 받던 그가 숨지자 마흐무드와 다른 동생 샤 왈리는 '아이노 메나'로 알려진 아프간 사상 최대의 주택개발사업 이권을 두고 진흙탕 싸움에 한창이다. 마흐무드는 "샤 왈리가 사업자금 5,500만달러를 빼돌렸다"고 비난했고, 샤 왈리는 "마흐무드가 두바이의 비밀계좌로 자금을 횡령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양측의 분쟁은 급기야 암살설로 확산됐다. 아프간 국가안보국(NDS)은 두달 전 마흐무드 암살을 시도하던 3명을 체포했다. NDS 관계자는 "암살 용의자들은 아이노 메나에 참여하다 마흐무드에게 해고된 자들"이라며 "샤 왈리가 연관된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흐무드는 "샤 왈리가 음모에 가담하지 않았을 리 없다"며 경계를 풀지 않고 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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