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구에서 투신자살한 고교 1년생 김모(16)군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특정인으로부터 폭행당했으며, 축구 동아리 가입 이후 폭행 강도와 횟수가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김군 부모와 투신 당일 함께 축구를 한 동아리회원 8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B중학교 1학년이던 2009년 4월에도 C(16)군이 김군을 수 차례 폭행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C군은 이후에도 축구를 할 때 김군이 실수하면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발로 차는 등 괴롭혔고 축구동아리에 가입한 2학년 때부터 더 심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김군은 체격이 왜소한 편으로 자신보다 15㎝ 이상 키가 큰 C군의 폭행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군이 C군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면서도 축구동아리 활동을 한 것은 그 만큼 축구를 좋아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개인적으로 인터넷 축구 카페를 운영했던 김군의 부모는 "축구 중계는 거의 빠뜨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축구와 동급생의 괴롭힘 사이에서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투신 당일에는 폭행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아침에 축구를 한 뒤 PC방에서 게임을 하다 오전 11시5분쯤 귀가해 오후 4시5분쯤 집을 나간 뒤 5분 거리의 다른 아파트 15층에서 투신했다고 밝혔다. 김군에 대한 부검에서 폭행에 의한 상처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투신 당일 축구를 한 동아리 회원 중 나머지 4명과 인터넷축구카페 회원, 김군의 휴대폰 통화내역 등에 대한 수사를 통해 행적과 폭행 정도를 확인하는 한편 유력한 가해자인 C군은 심리상태가 안정되는 대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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