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 SH 공사가 막대한 부채를 줄이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현대건설 사장 출신의 이종수 신임 사장은 4일 서울시 의회 도시계획위원회가 개최한, 이른바 청문회 성격인 ‘경영능력 검증회’에서 “미분양 해소와 토지 매각과 분양 등을 통해 2014년까지 13조원을 넘는 부채를 7조원 이하로 감축하겠다”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지난달 초 취임이후 구조조정 등의 조직 개편을 포함해 SH공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종합 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그는 이달 중에 발표 예정인 SH공사 개편안 확정을 앞두고 검증회를 통해 “미분양 아파트 및 토지 매각과 우면2, 세곡 2 지구처럼 이미 분양이 끝난 주택분양 수입과 문정, 마곡 지구 등에 대한 토지 판매 수입금 회수 등을 통해 2014년까지 21조 1,494억 원 회수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은평 뉴타운과 가든 파이브 등 전임 서울 시장들의 역점 개발 사업을 주도했던 SH 공사는 2011년 11월 기준 채무액 규모가 14조 5,903억에 달한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이 360.2%에 이르고, 이자로 한 해 약 5,300억원을 내야 하는 다급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 사장의 경영 개선안이 실현 될 경우 SH의 채무는 2014년 7조원 이하로 감축되고 부채 비율도 200%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SH 공사는 이를 위해 1일 은평 뉴타운 지구에 637가구에 달하는 미분양 아파트에 대해 할부기간 연장과 잔금 유예는 물론 선납 할인 및 등기 수수료 지원 등을 내용으로 하는 은평 뉴타운 5단계 분양 촉진 대책을 내놓았다. 또 1일부터 지역 냉난방용 열 요금도 8%로 인상했다. SH 공사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의 요금 동결 방침으로 인해 지난해부터 5월까지 적자 145억 원이 발생했다”며 “앞으로는 서울시에 휘둘려 SH공사가 무리한 적자를 떠 안고 사업에 참여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사장이 주도하고 있는 SH공사의 부채 감축 방안과 현실성을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조주현 건국대 교수는 “부동산 침체 속에 SH 공사 계획처럼 주택 분양과 토지 매각이 이뤄질 지는 의문”이라며 “아울러 신규 사업뿐만 아니라 SH공사가 떠 안고 있는 장기 전세 같은 물량과 임대주택 관리를 넘겨 받아 재정 투입이 계속되어야 하는 부분에 대해 검토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최조웅 서울시의회 의원도 “SH공사는 부채감축을 추진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임대 주택 8만호 건설에 나서고 있다”며 “서울시의 정책에 따라 SH공사의 부채가 늘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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