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와 인터넷으로만 봤던 천안함을 실제로 보니 북한이 우리 해군에 저지른 도발에 화가 치밀었습니다. 선배님의 자취를 느끼고 싶어 추모행사에 자원 했습니다."
4일 오전 피격된 천안함이 전시된 평택 2함대를 찾은 채제욱(18ㆍ금오공고3년)군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다. 채군은 천안함에서 숨진 김선명 병장의 고교 후배다. 두동강 난 천안함과 전사장병들의 유품이 전시된 안보전시관(서해수호관)을 둘러본 채군은 "천안함 피격 때 전사한 학교 선배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꼭 와보고 싶었다"며 "전사 장병들이 친구들에게 쓴 편지를 보니 눈물이 저절로 흘러내렸다"고 눈시울을 연신 붉혔다.
채군은 이날 해군이 천안함 46명 전사장병들의 모교 후배들을 초청해 해양안보의식을 고취시키는'제2회 청소년 해양수호대 해상작전 체험행사'에 다른 고교생들과 함께 참석했다. 행사엔 46명 전사장병들의 모교인 29개 학교에서 추천받은 고교생 43명이 참가했다. 2함대에 전시된 천안함과 안보전시관을 견학한 학생들은 천안함과 동급의 초계함(PCCㆍ1,200톤급)'제천함'에 승선해 긴박한 전투함 생활을 체험하기도 했다.
천안함이 피격된 오후 9시22분, 백령도 서쪽 해상에서 당시의 상황을 가정하고 진행된 대잠전투 배치훈련을 지켜본 학생들은 남북간의 냉엄한 대치현실을 실감하기도 했다. 전사한 문규석 원사의 후배로 장래 희망을 군인이라고 당당하게 밝힌 허장원(16ㆍ부산 금정고1년)군은 "당시의 긴박하고 비장했던 순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군인으로서 가져야할 사명감을 피부로 느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5일 백령도 연화리의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을 참배한 뒤 대전에서 천안함 유가족들과 만나 선배용사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현충일인 6일엔 대전국립현충원의 전사장병 묘소를 참배하고 선배들의 넋을 기릴 예정이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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