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오일'로 불리는 허동수(사진) GS칼텍스 회장의 '오일 드림'이 완성되어가고 있다. GS칼텍스에는 현재의 주력사업(정유 석유화학 윤활유)만 남기고, 미래의 주력사업(자원개발 신재생에너지 신소재)은 GS에너지에 모두 넘기는 창사 이래 최대규모의 사업구조조정을 완료한 것이다.
GS칼텍스는 가스ㆍ전력, 자원개발, 녹색성장 분야를 에너지전문 사업지주회사인 GS에너지에 양도했다고 4일 밝혔다. GS에너지로 넘기게 될 세부적인 분야는 ▦GS파워 지분 50% ▦해양ㆍ서라벌 도시가스 등 가스ㆍ전력 사업 ▦유전광구 등 자원개발 사업 ▦GS플라텍ㆍGS나노텍ㆍ삼일폴리머 등 신에너지ㆍ신소재 사업 등이다. 양도금액만 총 1조1,062억원에 달한다.
GS그룹은 지난 1월 지주회사 GS가 보유한 GS칼텍스 지분 50%를 물적 분할해 GS에너지라는 사업지주회사를 별도 설립, 허동수 회장 주도로 에너지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해왔다.
그는 GS그룹이 LG그룹과 함께 있을 때부터 에너지사업을 이끌어왔다. 1990년대 국내 석유산업의 완전자유화를 예상하고 국내 불모지나 다름없던 석유화학산업에 진출했으며 2000년대 들어서는 세계 각국의 자원ㆍ에너지 확보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정유사업을 내수에서 수출 위주로 변신시켰다. 최근에는 천연가스, 연료전지 등 신에너지 사업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허 회장은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지금의 에너지 회사들도 앞으로는 결국 신에너지쪽으로 변신해 나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미 덩치가 커진 GS칼텍스가 맡을 경우 '규모과잉'이 될 소지가 있는 만큼 ▦모기업인 GS에너지가 신재생에너지 해외유전ㆍ광산개발 사업 등에 주력하고 ▦GS칼텍스는 정유 윤활유 등 전통적인 정유사업에 집중토록 한다는 것이 허 회장의 복안이다.
GS에너지가 인수할 GS파워는 약 1,000㎿ 규모의 복합화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안양과 부천지역에 지역난방을 공급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시장 확대를 예상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한 LNG터미널 사업도 GS에너지쪽으로 교통 정리됐다. 자원개발 부문에서 인도네시아 노스이스트 나투나 등 4개 광구의 지분을 인수, 모두 6개의 유전개발광구를 보유하게 됐다. 아울러 최근 준공한 리튬 2차전지용 음극재 공장도 GS에너지에 넘겨졌다.
허 회장은 "GS칼텍스와 GS에너지가 각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시너지를 창출해 글로벌 에너지 리더로 자리잡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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