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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등록금 받아 쌓아만 두는 사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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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등록금 받아 쌓아만 두는 사립대

입력
2012.06.04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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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로부터 고액의 등록금을 받으면서도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투자하지 않고 대학 적립금으로 쌓아두는 사립대학의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들의 등록금 인하 요구가 절정에 달한 지난해에도 교비 적립금이 100억원 이상 늘어난 대학이 5곳으로 조사됐다.

4일 한국대학교육연구소가 2011년 서울 소재 주요 사립대 20곳의 예결산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대학의 교비 적립금은 전년 대비 1,358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대학별로는 성균관대가 2010년 805억원이었던 적립금이 지난해 1,255억원으로 늘어 증가액(450억원)이 가장 많았다. 홍익대가 322억5,600만원, 이화여대가 279억8,700만원, 한양대가 269억7,600만원, 국민대가 143억2,500만원 증가하는 등 100억원 이상 증가한 대학이 5곳이었다. 특히 누적 적립금이 6,849억원으로 사립대학 가운데 가장 많은 이화여대와 5,860억원으로 두번째인 홍익대는 지난해에도 또 적립금이 수백억원씩 늘어 교육 투자보다는 돈 쌓아두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가 조사한 20개 사립대 가운데 적립금 규모가 줄어든 곳은 서울여대(187억원), 서강대(178억원), 동국대(118억원), 숭실대(84억원), 한국외대(62억원) 등 5곳에 불과했고, 나머지 15개 대학은 모두 적립금이 늘어났다.

이렇듯 적립금이 늘어난 이유는 대학별로 상황이 다르지만, 예산을 부풀려 편성한 뒤 실제 지출을 줄여 남은 돈을 적립금으로 쌓는 '예산 뻥튀기 관행'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게 연구소의 분석이다.

또 적립금 가운데 일부를 교육환경 개선 명목으로 사용하겠다며 예산을 편성해 놓고, 실제로는 적립금을 쓰지 않은 대학도 여럿 있었다. 성신여대는 적립금 가운데 140억원을 인출하기로 했으나 한 푼도 쓰지 않았고, 한양대도 254억원의 인출 계획을 세워놓고 19억원만 인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주요 20개 대학의 적립금 규모는 3조2,52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건축기금이 45.4%(1조4,752억원)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용도가 명시되지 않은 기타기금도 7,242억원(22.3%)이나 됐다. 반면 학생들을 위해 적립된 장학기금과 연구기금은 각각 6,472억원(19.9%), 3,816억원(11.7%)에 불과했다.

임은희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지난해 감사원에서 사립대학의 적립금 현황 등 재정운용에 대해 대대적인 감사를 벌였지만 여전히 예산을 부풀려 적립금으로 쌓는 관행이 고쳐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립대가 적립금을 쌓아둘 것만이 아니라 학생의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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