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연례안보회의 직후 미국은 개별국을 상대로 군사외교를 다시 펼쳤다.
미국 국방전략을 최일선에서 관장하는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과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1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참석 직후 각자 다른 길로 향했다. 패네타 장관은 베트남, 뎀프시 합참의장은 필리핀으로 각각 떠났으나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시하는 해군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조치로 해석된다.
베트남전 당시 미군 핵심기지였던 캄란만에 3일 도착한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은 4일 풍꽈잉 타잉 베트남 국방장관과 양국간 국방협력 양해각서(MOU) 이행방안과 국방협력 증진방안을 집중 논의한다. 미국은 최근 전략적 가치가 확대되고 있는 남중국해에서 해군력 증강을 모색하며 캄란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재 남중국해 시사(西沙ㆍ파라셀)군도 영유권을 둘러싸고 중국과 첨예한 갈등을 빚는 베트남도 '캄란만 카드'를 적절히 활용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패네타 장관은 타잉 국방장관 면담 후 응웬떤중 베트남 총리도 예방한다. 미국은 지난해 8월 자국 함정들이 캄란만을 방문토록 한 데 이어 최근에는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베트남에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등 베트남과의 군사협력 관계를 크게 강화하고 있다.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3일 이틀간 일정으로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 도착했다. 미국은 이번 방문이 통상적 차원이라고 밝혔으나 필리핀이 남중국해 스카보러섬(중국명 황옌다오) 영유권을 둘러싸고 중국과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이뤄지는 방문이라 주목된다. 필리핀군 대변인은 뎀프시 의장이 제시 델로사 필리핀 합참의장과 만나 군사안보현안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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