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보육료 지원 정책이 오히려 부모들의 책임감을 약화시키고 아동 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지적이 나왔다.
3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영유아 보육 및 유아교육 사업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기준 우리나라의 0~2세 영아의 보육시설 이용률은 50.5%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덴마크(83%ㆍ2005년 기준) 스웨덴(66%)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OECD 평균(28.7%)보다도 두 배 가까이 많다. OECD는 0~2세 영아의 경우 아동발달 측면에서 볼 때 시설보육보다는 가정 내 돌봄과 양육이 바람직하며, 가정 밖의 양육 비율은 30% 미만으로 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덴마크와 스웨덴은 우리보다 보육시설 이용도가 높지만 3세 미만 영아를 둔 어머니의 취업률이 각각 76.5%, 72%에 달한다. 3세 미만 영아 어머니 취업률이 29.9%에 불과한 우리 실정을 감안하면 가정에서 불가피한 사유 없이 영아들을 장시간 시설에서 양육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보고서는 "정부가 양육수당 확대, 아동수당 도입, 육아휴직 활성화 등 가정 내 양육에 대한 지원은 선행하지 않은 채 시설을 이용할 때만 보육료를 지원해 부모들의 양육 방식 선택을 왜곡하는 동시에 부모들의 책임감을 저하시키고 도덕적 해이를 발생시켰다"고 비판했다.
영아들의 장시간 보육시설 의존 현장은 소득 계층에 상관없이 0~2세의 보육료가 전면 지원되는 '만 5세 누리과정'이 지난 3월부터 시행되면서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국회예산정책처는 "보육 시설을 이용하지 않아도 자녀 양육비를 경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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