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담기조차 민망하다. "어디 근본도 없는 탈북자 XX들이 굴러와서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겨. 대한민국에 왔으면 입 닥치고 조용히 살어, 이 변절자 XX야."다른 사람도 아닌 19대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임수경 의원이 1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술을 마시다 탈북 대학생 백요셉씨에 퍼부은 말이다. 폭언은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을 겨냥해서 계속 이어졌다. "야, 너 하태경하고 북한인권인지 뭔지 하는 이상한 짓하고 있다지. 하태경 그 변절자 XX, 내 손으로 죽여버릴 꺼야. 그 개XX."
임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을 일방적으로 삭제 당한 백씨가 북한에서는 이렇게 하면 총살이라는 농담을 한 것이 그를 자극했을 수 있다. 그렇다고 국회의원이 천박한 욕을 해가면서 탈북자들과 북한인권운동에 앞장선 동료의원을 모욕한 것은 자질을 의심케 한다. 더구나 국회의원이 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자신의 신분을 강조하는 권위주의에 빠져 국민 위에 군림하는 듯한 언행을 보이고 있다.
"탈북자는 변절자, 북한 인권운동은 이상한 짓"이라 매도한 그의 인식은 어이가 없다. 북한 당국자들이나 할 소리지,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인가. 그래 놓고는 논란이 불거지자 트위터를 통해 "하태경 의원과 방식이 다를 뿐 탈북주민들이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대한민국에 정착하도록 노력하는 측면에서는 관심사가 같다"고 해명했다. 변절자를 위해 스스로 이상한 짓을 하겠다니 셈이니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다.
임 의원은 1989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대표로 밀입북, 평양에서 열린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가해 '통일의 꽃'이란 별명을 얻었고, 그 유명세 덕분에 국회의원까지 됐다. 민주통합당이 그를 비례대표로 선택한 이유가 종북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2만3,000명의 탈북자의 가슴에 못이나 박고, 북한인권운동을 공격하라는 것이 아니다. 한쪽에서는 경선부정을 저지르고도 물러나지 않고 뻔뻔하게 버티고, 다른 한쪽에서는 상식 이하의 막말과 폭언을 퍼붓는 이런 자격 미달의 비례대표들을 바라보는 국민은 어안이 벙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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