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가 대선 D-200일을 하루 앞둔 1일 전문가 25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대선에서 여권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 17명 중 다수는 '박근혜 대세론'과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 경선이 미치는 영향 등을 근거로 들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야권 대선주자 가운데 지지율이 가장 높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8개월 만에 지지율 1위 자리를 박 전 위원장에게 뺏긴 것은 결국 바람이 빠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안 원장 대안을 찾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배정근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통합진보당 사태가 야당에게 상당 기간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여당 후보의 우세를 점쳤다.
반면 야권 후보가 유리할 것이란 답변은 5명에 그쳤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는 추세이므로 중산층의 실질소득이 증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야당 후보가 유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민전 경희대 교양학부 교수도 "4ㆍ11 총선 결과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있는데다 현정권의 측근 비리 등 문제점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어서 여권에 결코 유리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 중 다수는 여야 대선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근형 윈지코리아 대표는 "야권이 승리할 경우 과거 김대중 노무현 후보 당선 때의 득표 차가 예상되고 여권이 승리해도 100만 표 이상 차이로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인상 P&C정책개발원 대표는 "2~3% 득표 차 이내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평론가인 고성국 박사는 "1위와 2위 후보의 득표 격차는 200만 표 가량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까지 야권연대의 지속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지속되기 어렵다는 부정적 전망이 11명으로 지속된다는 의견(8명)보다 약간 더 많았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야권연대의 목표가 표의 확장인데 현 상황에서 아무리 통합진보당이 쇄신책을 낸다고 해도 확장성을 보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야권연대가 지속될 것이라고 응답한 전문가들 중에도 다수는 4ㆍ11 총선에 비해 연대 강도가 약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정희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야권연대가 완전히 끊어지지 않겠지만 총선 때보다는 약한 연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도 "매우 상징적 수준의 느슨한 협력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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