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안이 미국의 스파이 노릇을 한 혐의로 중국 국무원 산하 국가안전부 차관의 보좌관을 체포해 구금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일 보도했다.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이 보좌관이 수년 동안 중국의 해외 첩보 활동 정보를 미국에 넘겼다고 전했다. 국가안전부는 한국의 국가정보원에 해당하는 중국의 정보기관으로 중국 국내 및 해외 정보 활동을 담당한다. 이 보좌관은 1월에서 3월 사이에 체포됐지만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 축출과 시각장애 인권운동가 천광청(陳光誠) 탈출 사건 등이 연달아 터지자 더 이상 긴장이 고조되지 않길 바란 중국과 미국이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이 보좌관이 미 중앙정보국(CIA)에 고용돼 정치, 경제, 전략 분야의 정보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가 넘긴 정보의 수위와 그로 인해 빚어진 중국 첩보 활동의 차질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소식통은 "그가 영어에 능통하며 정보를 제공한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수십만 달러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가 보좌한 국가안전부의 차관은 현재 정직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이 사건이 1985년 국가안전부 간부로 재직하다가 미국으로 도피해 장장 40년 간 CIA에서 중국 스파이로 암약했던 진우지(金無忌) 사건 이후 가장 심각한 것이라며 천광청 문제 해결로 간신히 화해 무드에 들어선 미중 관계가 다시 긴장상태에 돌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당시 공안과 국가안전부를 총괄 감독했던 저우융캉(周永康)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도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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