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정몽준 전 대표가 지난달 2일부터 이어온 1차 전국 민생 버스투어를 1일 마쳤다. 31일 동안 정 전 대표가 방문한 도시는 35곳으로 이동 거리만 1만3,000㎞에 이른다. 매일 서울~부산 거리(450㎞)를 이동한 셈이다. 그 사이에 지지율이 뚜렷하게 상승하지는 않았지만 활동 폭만큼은 광폭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조원 대 자산가'인 정 전 대표는 이 기간 숙박은 2만5,000~3만원 짜리 여관에서 대부분 해결했다. "호텔에서 머물면 전국 유람이지 민생 탐방이냐"는 정 전 대표의 '엄명' 때문이었다고 한다. 말똥 치우기(대관령 목장)나 그물 정리(주문진항) 등 궂은 일을 빼놓지 않은 것도 '부자'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아침 첫 일정을 주로 지역주민과의 조기 축구로 시작한 정 전 대표는 목축업자들과는 '막걸리 파티'를 벌이는가 하면 오토바이 공장을 찾아선 직접 오토바이를 타고 공장을 한 바퀴 돌았다. 일부에선 '경청' 중심의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민생 탐방과 차별화를 꾀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박 전 위원장에 대한 지지가 상대적으로 약한 젊은층과의 스킨십에도 공을 들였다. 대구 지역 대학생들과의 '치맥(치킨+맥주) 파티'가 대표적이다. 특목고 단계적 폐지를 내건 정 전 대표는 명문고 대신 여주자영농고, 상주공고 방문을 일정표에 넣었다.
대선 출마 선언에 함께했던 부인 김영명 여사가 대부분 일정에 동행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정 전 대표 측은 "평소 가족의 가치를 강조하는 정 전 대표 가족관 때문"이라며 "복지를 중시하지만 가족을 해체하는 복지엔 반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첫 민생탐방 동선을 '광주_화개장터_부산'을 잇는 일자형으로 잡아 지역화합형 후보임을 부각시키려고도 했다.
정 전 대표는 6일쯤 2차 민생투어에 나설 예정이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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