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강단에 오른 건 관악에서 보낸 33년을 이야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함께 공부했으면 하는 게 있어 그것을 소개하고 싶어서입니다.”
이번 학기를 마지막으로 정년 퇴임하는 하영선(65)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의 퇴임 강연이 1일 서울대 박물관 강당에서 열렸다. 그는 30여년 간 강대국 중심의 국제정치학을 중견 국가인 한국의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해온 정치외교학 분야 석학으로 꼽힌다.
하 교수가 이날 선보인 ‘동아시아 질서의 역사적 변환과 한반도: 천하에서 복합까지’란 주제의 강연은 퇴임 이후 9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 연세대에서 하게 될 공개강연의 예고편 격이다. 15세기부터 최근까지 한반도 주변 국제정치의 통시적 흐름의 맥을 특유의 통찰력으로 빠른 속도로 짚어나갔다. 그는 “불교 법화경의 아름답고 고귀한 공간을 다보탑으로 재연한 상상력을 동원해 21세기 정치 공간의 새로운 설계 작업에 우리가 어떻게 참여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연엔 노재봉 전 총리와 박명진 서울대 교육부총장 등 주요 인사와 동료ㆍ후배 교수, 학생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하 교수의 퇴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한 제자 안병길(51ㆍ재미 컨설턴트)씨는 “학문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많은 가르침을 주신 은사”라고 말했다.
하 교수는 퇴임 후에도 동아시아연구원을 기반으로 연구ㆍ강연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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