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남편과 경찰 아내가 아기 납치
조엘 코엔 감독은 미국 독립영화의 간판이다. 동생 에단 코엔과 거의 매번 공동 연출을 하는 그는 1984년 '블러드 심플'로 데뷔하며 미국영화계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장르의 경계를 무너트리고 삶의 아이러니를 유머로 전달하는 연출이 트레이드마크로 국내에도 많은 열성 팬을 거느리고 있다.
'아리조나 유괴사건'(EBS 밤 11.00)은 조엘의 초기 작품이다. 편의점 강도 남편 하이(니콜라스 케이지)과 경찰인 아내 에드(홀리 헌터)가 불임으로 시달리다 다섯 쌍둥이를 낳은 집에서 한 아기를 납치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뼈대로 삼았다. 하이의 감방 동료가 탈옥해 얽히고 설키면서 소동은 살을 붙이게 된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 위에서 전개되는 이야기 방식, 범죄물이면서도 시종 유쾌한 화법을 이어가는 연출이 흥미롭다. 원제 'Raising Arizona'(1987), 15세 이상.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