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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자금 이탈 커지는 '경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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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자금 이탈 커지는 '경보음'

입력
2012.06.01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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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위기가 스페인으로 옮겨 붙고 있기 때문일까.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간 외국계 자금 중 80%가 유럽계로 파악됐다. 만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가 악화해 자금이 본격적으로 빠져나간다면 우리 경제에 상당한 타격과 혼란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자금 중 유럽자금은 주식 109조6,000억원, 채권 25조2,000억원, 차입금 약 64조6,000억원 등 200조원에 육박한다. 전체 외국인 자금의 30% 안팎이다. 그런데 4월 이후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하면서 4월과 5월 두 달에 걸쳐 국내 주식시장에서 이탈한 유럽계 자금은 총 4조2,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5월에만 3조1,0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가 그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이는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쳐 코스피는 5월 중 7.0%나 급락, 일본·중국·대만·홍콩·인도 등 아시아 5개국 평균 하락률(5.5%)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올해 1분기 외국인 자금 유입 규모를 감안할 때 한국 증시에 대한 선호도가 약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고승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4~5월 유출된 유럽계 자금은 대부분 영국계로, 유럽발 디레버리징(부채축소)에 따른 영향으로 판단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그러나 유로존 위기가 더 악화할 경우 유럽계를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이 본격적으로 이탈할 우려가 크다고 보고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고 국장은 "작년 6월부터 국내 은행들에 대한 외화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실시해왔다"며 "위기가 발생해도 은행들이 최소 3개월을 스스로 견딜 수 있도록 유동성 확보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자영업자나 다중채무자의 대출 증가로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한 것으로 평가하고, 4월부터 금융감독원 금융연구원 등 관계기관과 함께 운용 중인 '가계부채 미시분석 작업반'의 분석을 거쳐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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