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답고 힘이 넘치면서도 귀여워요. 일본에는 비슷한 남자 그룹이 전혀 없거든요."
그룹 2PM의 열성팬인 미야키(43)씨는 31일 도쿄 부도칸에서 열린 2PM 공연 티켓을 어렵게 구했다며 들뜬 표정이었다. 딸과 함께 온 그는 "2PM은 여느 그룹들과는 다른 개성이 있다"며 "티켓을 구할 수만 있었다면 엿새 공연을 다 봤을 것"이라고 했다.
'6일의 아름다운 날들'(6 Beautiful Days)이란 타이틀을 내걸고 24일부터 이어진 2PM의 도쿄 공연이 매회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31일 막을 내렸다. 6회 공연에 총 6만여명의 관객이 몰렸다. 관객은 주로 20~40대 여성들. SNS를 통해 만난 일곱 명이 함께 공연을 보러 왔다는 하루카(26)씨는 "우리는 나이도 다르고 사는 곳도 다르지만 엿새 간의 공연을 모두 보기 위해 부도칸 근처에 숙소를 잡았다"고 했다.
도쿄의 날씨는 서울보다 선선했지만 공연장의 열기는 한여름처럼 뜨거웠다. 이날 공연에서 2PM의 여섯 멤버(준호 준수 닉쿤 우영 택연 찬성)는 화려한 댄스로 무대를 열었다. '기다린다 지친다'로 시작된 공연은 '니가 밉다', '10점 만점에 10점' 등으로 이어졌고, '
테이크 오프'를 부를 때는 관객들도 비행기 춤을 따라하며 호흡을 맞췄다. 또 6일 일본 발매 예정인 싱글 '뷰티풀'을 부르고 뮤직비디오를 상영해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멤버 수에 맞춰 6회 공연을 준비했다는 2PM은 매일 각 멤버의 솔로 무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날 마지막 공연에선 준호가 자작곡을 선보였다. 두 시간이 훌쩍 넘는 공연이 끝난 뒤에도 1만여 팬들은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부도칸 공연은 '신인 그룹' 2PM이 일본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2010년 일본에 데뷔한 2PM은 지난달까지 총 3개의 싱글과 1개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고 지난해 12월 아레나 투어로 10만명을 동원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많은 K팝 그룹 중에서도 2PM의 활동이 두드러지는 건 이른바 '야수돌' 콘셉트 덕분이다. 30일 기자간담회에서 택연은 "강인한 퍼포먼스와 남자다운 모습에 일본 팬들이 신기해 하기도 하고 관심도 많이 갖는 것 같다"고 했다. 택연은 팔씨름을 하다 뼈가 부러지는 바람에 평소와 같은 강렬한 퍼포먼스를 다 보여주진 못했으나 '붕대 투혼'으로 주목 받았다.
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전략도 주효했다. 2PM은 지난달부터 NHK TV의 5분짜리 프로그램 '2PM 원포인트 한글'에 출연하고 있다. 찬성은 "무대 위에서 어법상 틀리더라도 일본어로 계속 말하고 소통하는 점을 팬들이 좋아한다"고 했다.
2PM의 다음 목표는 한번에 5만명 안팎을 수용할 수 있는 돔 공연이다. 우영은 "도쿄돔 공연이라는 다음 목표를 위해 차근차근 쌓아가겠다"고 했다. 2PM은 도쿄 공연에 이어 5, 6일 요코하마 아레나 콘서트에서 2만 4,000여 관객들과 만난다.
도쿄=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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