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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12 개최국 우크라이나 축구팬 광기… 인종차별 폭력사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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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12 개최국 우크라이나 축구팬 광기… 인종차별 폭력사태 우려

입력
2012.05.3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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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출신 선수가 경기장에 들어서자 관중이 원숭이 흉내를 내며 욕설과 야유를 퍼붓는다. 고향팀을 응원하러 온 아시아계 관중에게는 발길질과 주먹질까지 퍼붓는다.

BBC방송이 최근 ‘우크라이나의 축구경기장에서 벌어진 일들’이라며 공개한 영상에 나온 우크라이나 축구팬들의 모습이다.

9일 유럽 최대 축구 축제인 유로 2012 대회 개막을 앞두고 공동 개최국인 우크라이나와 폴란드가 근심에 빠졌다. 양국은 동유럽에서 처음 열리는 유로 2012를 계기로 국가 이미지를 높인다는 계산이지만 오히려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이며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뉴욕타임스는 30일 “유로 2012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가족조차 현지 방문을 포기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대회를 목전에 두고 인종차별과 폭력사태를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과 이탈리아, 스페인에서도 선수들 간 인종차별적인 발언이 불거지긴 했지만 우크라이나 관중이 보이는 모습은 살기가 느껴질 정도다. 특히 선수의 3분의 1이 흑인이자 첫 세 경기를 우크라이나에서 치르는 잉글랜드 대표팀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시오 월컷의 형 애슐리는 최근 트위터에 “우리 가족은 유로 2012를 보러 가지 않기로 했다”며 “위험을 무릅쓸 정도로 경기가 중요하진 않다”고 밝혔다. 전 잉글랜드 국가대표 솔 캠벨은 원정 응원을 계획하는 자국 팬들에게 “집에서 TV로 경기를 보라”며 “현장에 가는 무모한 도전을 했다가 관에 실려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지 경찰은 관중보다 한 술 더 뜬다. 국제앰네스티의 맥스 터커는 “훌리건보다 경찰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며 “부패와 편협함의 대명사인 우크라이나 경찰은 피부색에 따라 태도가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폴란드 정부는 BBC방송의 영상과 캠벨의 발언에 대해 “모욕적이고 불공정한 것”이라며 “소수의 잘못된 행동은 유럽 어느 나라에나 있다”고 반박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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