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익스플로러'로 통하던 웹 브라우저 시장의 공식이 깨졌다. 구글이 만든 웹 브라우저 '크롬'이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독주를 저지했고 미국 모질라재단의 '파이어폭스'도 꾸준한 인기를 바탕으로 선두주자들을 뒤쫓고 있다. 여기에 지난 23일 야후가 자체 모바일 웹브라우저 '액시스'를 출시하며 크롬, 익스플로러, 파이어폭스 3파전에 도전장을 던졌다.
21일(현지시간) 아일랜드 웹분석업체 스탯카운터(Statcounter)에 따르면 5월 셋째 주 세계 웹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에서 크롬(32.76%)이 익스플로러(31.94%)를 0.82%포인트차로 앞서며 1위를 차지했다. 크롬이 3월 18일 하루 동안 잠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적은 있지만 주간 점유율에서 익스플로러를 제친 것은 이번이 처음. 지난해까지 크롬이 17.1%의 점유율을 차지했던데 반해 익스플로러는 51.7%로 3배 이상 높았기 때문에 크롬의 비약적인 성장이 눈에 띈다.
하지만 익스플로러의 지배력이 여전히 막강하다는 반론도 있다. 스탯카운터와 다른 방식으로 점유율을 조사하는 '넷 애플리케이션'의 조사에서는 여전히 익스플로러가 압도적이다. 넷 애플리케이션이 지난 3월 데스크톱용 브라우저 점유율을 측정한 결과 익스플로러는 54.09%로 1위를 차지했고, 파이어폭스와 크롬이 각각 20.2%, 18.5%로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이 조사에서도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은 하락세인 반면 크롬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익스플로러의 인기 하락으로 사용자의 선택 폭이 넓어지자 각 웹 브라우저들은 자신만의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 익스플로러의 아성을 위협하는 크롬은 빠른 속도가 강점이다. 프로그램 자원을 적게 차지해 시스템 속도에 상관없이 빠른 웹 브라우징이 가능하다. '옴니박스'도 크롬의 장점 중 하나. 주소창과 검색창의 기능을 합친 '옴니박스'는 이곳에 단어를 치면 구글에 들어가지 않고도 구글엔진이 찾은 결과가 나타나 여러 번 검색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하지만 PC 운영체제의 상당수가 MS 기반인 우리나라의 경우 익스플로러에 최적화된 웹사이트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크롬은 호환성 부분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다.
웹 브라우저 시장을 평정했던 익스플로러에게 '액티브X'는 장점이자 단점이다. 액티브X는 웹페이지에서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소스 구현과 인터넷 뱅킹 등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로,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많은 공공기관과 금융 홈페이지에서 사용하고 있어 다른 웹 브라우저로는 홈페이지의 기능을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 하지만 액티브X는 악성코드와 인터넷 보안에 취약해 해커들의 표적이 되기 쉽다. 타 웹브라우저보다 느린 속도도 익스플로러의 단점으로 지적받는다. 이 때문에 MS는 지난해 3월 속도와 보안 기능이 보완된 익스플로러9을 출시하기도 했다.
크롬과 함께 익스플로러의 대항마로 꼽히는 파이어폭스는 웹 표준을 준수하고 다양한 부가기능을 제공해 사용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또 빠르고 안정적이기 때문에 일부 국가에서는 익스플로러를 능가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반면 액티브X 지원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새롭게 웹 브라우저 시장에 뛰어든 야후 '액시스'의 특징은 검색결과 페이지가 없다는 것. 사용자는 웹사이트 주소창보다 미리보기 형식으로 보이는 결과를 먼저 제공받는다. 에단 바트라스키 야후 특별프로젝트 제품 관리자는 "기존 검색 도구들은 검색을 하고, 검색결과 페이지를 보고, 결과에 접속하는 3단계를 거처야 한다. 하지만 액시스는 이를 2단계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야후는 액시스를 통해 검색 부문에서 사활을 걸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웹 브라우저마다 강점을 가진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관건은 사용자 자신의 활용 방법에 따라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애오드헌 쿨런 스탯카운터 CEO는 "직장에서는 주로 익스플로러가 쓰이지만 주말에는 크롬을 많이 사용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채진석 인천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국내에서는 웹사이트를 제작할 때 MS에 종속되도록 만들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익스플로러 사용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스마트폰, 태블릿PC가 급격히 증가하는 최근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웹 브라우저 종류에 관계없이 사용 가능한 웹 사이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박하늬 인턴기자 (숙명여대 국어국문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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