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비즈’는 시원하다라는 뜻의 ‘쿨(cool)’과 업무를 뜻하는 ‘비즈니스’의 합성어입니다. 더운 여름철 넥타이를 매지 않거나 재킷을 벗는 등 간편한 옷차림으로 근무하는 것을 뜻합니다. 비상 걸린 여름철 전력사정을 감안해 정부와 기업들은 ‘쿨비즈’를 속속 도입하고 있지요. 서울시가 비민원부서 공무원들에게 ‘슈퍼 쿨비즈(반바지-샌들)’를 허용한 데 이어, 삼성그룹은 창사 이래 고수해온 정장 드레스코드를 버리고 여름철 ‘탈 재킷’근무를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쿨비즈’의 예외인 곳이 있습니다. 백화점 호텔 같은 서비스업종 종사자들이지요. 이들은 여름철 그야 말로 더위와의 전쟁을 치러야 합니다.
백화점의 경우 고객에 대한 예의와 단정한 이미지 차원에서 여름철에도 정장 차림에 넥타이를 매야 합니다. 심지어 사무직원들도 이런 엄격한 복장이 요구되는데, 백화점 측은 “불시에 객장에 나갈 일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호텔은 이보다 더합니다. 한여름인데도 남자직원들은 검정색 혹은 짙은 색 재킷을 항상 입고 있어야 합니다. 넥타이도 당연히 매야 지요. 여성직원들의 경우 샌들이나 토오픈 구두(발가락이 나오는 구두)는 신을 수 없고, 스커트를 입을 경우 스타킹은 반드시 착용해야 합니다. 한 호텔 직원은“정부의 절전시책에 따라 사무실 실내온도도 26도 이상으로 해놓고 있다 보니 땀이 줄줄 흐를 때가 많다”면서 “도저히 더위를 참을 수 없을 때는 호텔 로비로 나와 땀을 식힌다”고 말했습니다.
항공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6월부터 국내외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노타이’근무를 시행한다고 밝혔는데, 역시 객실승무원과 공항 서비스직원 등 고객 접점지역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예외라고 합니다. 남자 직원의 경우 넥타이와 재킷을 반드시 갖춰 입어야 한다는 겁니다.
여름철이 되면 짜증이 많아져 고객들을 응대하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평소보다 더 힘들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장까지 해야 한다면 훨씬 더 그렇겠지요. 참 힘든 직업이란 생각이 듭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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