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한빈 전 부총리의 가족이 고인의 모교인 서울대에 5억2,000만원을 기부했다.
서울대는 31일 교내 행정관 소회의실에서 오연천 총장과 이 전 부총리의 부인 유정혜 여사, 장남 이원식 전 삼성전자 부사장, 장녀 이선이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 등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이한빈 희망 장학금’설립 협약식을 가졌다. 서울대 관계자는 “이 전 부총리가 별세한 지 8년여가 지난 만큼 유족들이 후학 양성을 위해 뜻 깊은 일을 하고 싶어했던 생전 유지를 실천할 때가 됐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대는 유족의 뜻에 따라 기부금을 형편은 어렵지만 성적이 우수한 행정대학원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서울대 영문과 출신으로 1949년 광복 후 첫 국비 유학생으로 미국 하버드대 경영전문대학원(MBA)을 졸업한 고인은 6ㆍ25 전쟁 중이던 51년 귀국해 25세에 예산국 과장이 됐다. 제2의 오일 쇼크 등으로 경제위기가 닥쳤던 79년 제14대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으로 발탁돼 시장 현실화 정책 등을 통해 국가 경제 안정에 기여했다. 66년부터 70년까지는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와 행정학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고인의 가족은 이 전 부총리가 생전에 경제 관료로 재직하며 정부 살림살이와 근대화 과정 등을 기록한 육필 노트 42권과 당시 정부 문서들도 최근 서울대에 기증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