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라이더, 서든어택, 메이플스토리…
국내 최대 게임회사인 넥슨의 게임들입니다. PC방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들이기도 하죠. 사실 게임회사와 PC방은 공생관계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요즘 넥슨과 PC방 업주들 사이가 견원지간이 됐습니다. 급기야 PC방 업주들이 3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 모여 넥슨을 비난하며 삭발식까지 진행했지요.
PC방 업주들은 넥슨이 게임이용료를 과다 청구하고, 불필요한 게임까지 어쩔 수 없이 구매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넥슨의 게임은 집이나 사무실에서 접속할 때는 일반적으로 무료 제공되지만, PC방에서 이용하면 PC방 업주가 시간당 200~300원의 게임이용비를 지불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사용자가 게임을 이용한 시간을 어떻게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냐는 거죠. 예를 들어 사용자가 게임을 종료한 이후에도 접속된 채로 그대로 켜져 있거나, PC방 컴퓨터에서 시스템 오류가 생길 경우 실제 이용하지도 않은 게임 이용 비용이 청구될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잘못된 과금 문제가 공론화되자, 넥슨은 보상과 함께 모니터링 시스템도 마련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PC방 업주들은 못 믿겠다는 반응입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민석 변호사는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기름이 주유기에 의해 정확하게 측정돼야 소비자들이 믿고 살 수 있는데 주유기 수치가 정확하지 않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넥슨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넥슨 관계자는 “잘못된 과금 문제가 발생한 곳은 소수이고 피해규모도 미미하다. 현 PC방 과금시스템은 수년간의 운영과정을 거쳐 철저히 관리되고 있고 잘못 부과되는 부분은 바로 보상하는 체제까지 갖췄다”고 주장했습니다.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는 따져봐야겠지만, PC주인들이 삭발까지 하는 걸 보면 분명 억울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가 세계적 게임강국이 되기까지, 게임회사와 개발자 못지 않게 PC방의 힘도 컸다고 얘기합니다. 진지한 상생논의가 있었으면 합니다.
강희경 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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