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명필 추사 김정희의 붓글씨로 유명한 추사체가 컴퓨터용 글꼴로 다시 태어났다. 추사체는 그 동안 획의 삐침 등이 워낙 독특해 컴퓨터 글꼴로 만드는 일이 힘들었다.
이를 완성한 사람은 인터넷주소(도메인) 전문가로 유명한 김준원씨. 평소 추사체에 관심이 많았던 김 씨는 1999년부터 10년이 넘는 세월을 컴퓨터 글꼴로 복원하는 작업에 매달려 최근 '디자인추사체'(사진)를 개발했다.
윈도용 트루타잎폰트 13종으로 구성된 디자인추서체는 추서체 특유의 한자 4,888자 위에 다양한 색깔과 디자인을 덧입혔다. 예를 들어 글자 위에 줄무늬를 넣거나 무지개색으로 치장하는 등 디자인을 가미한 것이다.
김 씨는 이를 위해 추사의 작품에 나오는 글씨체를 찾아 원본 형태를 그대로 살려 컴퓨터로 재현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는 "오랜 세월 실명의 위기를 넘기고 만든 글꼴"이라며 "기존 한자 글꼴은 무미건조해 산업 디자인으로 응용하기 힘들었지만 이번에 개발한 디자인추서체는 폰트 자체가 그림처럼 아름다운 디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디자인추사체를 수출 기업에 디자인용으로 보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는 "중국 일본 등 한자 문화권에 수출 상품을 만드는 기업에서 제품 및 포장 등에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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