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임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WGAD)'은 '북한이 이른바 통영의 딸로 알려진 신숙자씨와 두 딸들을 강제 구금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인권선언 및 시민·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등 국제법 위반'이라고 결정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국내 시민단체인 반(反)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씨 가족이 북한에서 임의적 구금 상태에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유엔 실무그룹의 공식 의견서를 공개했다.
실무그룹은 지난 26일 보낸 의견서에서 "북한이 1987년부터 지금까지 신씨와 두 딸 오혜원ㆍ규원씨를 임의적(강제) 구금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는 세계인권선언과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 규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무그룹은 이에 대한 해결을 위해 "북한에 신씨 등 3명의 즉각적인 석방(release)과 적절한 배상이라는 조치를 취할 것을 북한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ICNK가 지난해 11월 신씨와 두 딸들의 구출을 위한 청원서를 실무그룹에 제출하자, 북한은 이달 초 "신씨는 간염으로 사망했으며 임의적인 구금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유엔에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실무그룹은 신씨와 두 딸들이 1987~97년까지 함경남도 요덕수용소 등에 구금돼 있었다는 탈북자 6명의 증언 등을 담은 ICNK 측의 자료를 바탕으로 이들이 북한에서 강제 구금 상태에 있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의 남편인 오길남 박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엔의 결정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라며 "드디어 두 딸을 가슴에 안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가슴 부풀어 있다"고 말했다.
유엔 기구가 북한의 강제 구금을 공식 확인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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