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사태 악화로 기업들의 경기기대심리가 급랭하고 있다. 하반기 국내 경기에 대해 기업 10곳 중 6곳은 ‘지금보다 더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초 예상했던 ‘상저하고’(上低下高)가 아니라, ‘상저하저’(上低河低)가 될 것으로 기업들은 예상했다.
2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5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경기상황에 대한 기업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59.0%가 ‘하반기 경기 전망이 지금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대답했다. ‘비슷할 것’과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각각 21.6%와 19.4%에 그쳤다.
최근 국내경기 상황과 관련해서도 ‘계속 둔화중’(56.3%), ‘둔화세는 진정되고 정체된 상황’(39.5%) 등 대부분 기업이 비관적인 시각을 보였다. ‘회복중’이라는 응답은 4.2%에 불과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유럽발 재정위기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 중국의 경제성장이 정체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내경기의 최저점으로는 올해 4분기(27.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올해 3분기(24.6%), 내년 이후(21.6%) 등의 순이었다. 지난 2월 대한상의 조사에서는 대부분 2분기를 바닥으로 예상했지만, 유럽 사태 악화로 기업들의 느끼는 경기저점 시기는 반년 이상 뒤로 미루어 지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서도 제조업의 6월 업황 전망BSI가 86으로 전달보다 4포인트 떨어졌다. 1월(79)을 바닥으로 5월에는 90까지 상승했지만 유로존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다시 떨어진 것. 비제조업의 6월 업황 전망 BSI도 83으로 전달보다 2포인트 낮아졌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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