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국국어교사모임과 한국일보사가 공동 주최하는 문장청소년문학상 2012년 4월 시 장원에 장혜정(서울 휘경여고ㆍ필명 y악장)양의 '곰보자국'이 선정됐다. 이야기글에서는 함준형(경기 의정부광동고ㆍ필명 품달)군의 '여덟마디', 생활글에서는 박세은(경기 안양예고ㆍ필명 시에라샤라훗)양의 '계단 아래의 세상', 비평ㆍ감상글에서는 이정환(경기 고양예고ㆍ필명 팽글) 군의 '다양한 죽음의 이미지'가 선정됐다. 당선작은 문장글틴 홈페이지(teen.munjang.or.kr)에서 볼 수 있다. 한국일보사와 한국문화예술위, 전국국어교사모임은 문장글틴 홈페이지를 통해 연중 청소년 글을 공모하고 있다.
곰보자국
y악장
빛이 닿지 않는 달의 뒤편곰보 자국 선명한 흙덩이 찍힌 사진을 바라보며나는 당신을 떠올렸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가게에 나가 일하며무거운 짐을 들던 당신의 굽은 어깨와헤진 남빛 패딩에 안개꽃마냥 피어난 구멍어느 날 시장을 따라가며 바라본 당신의 등 같은조각난 기억들이달의 뒤편을 찍은 사진 위에 내 손을 한참동안 머물게 하였습니다텔레비전 속 화려한 삶과는 동떨어진당신의꽁초 나뒹구는 골목에서의 삶이종양처럼 매달려 사는 자식을 짊어진 당신의 삶이내 손을 한참동안 사진 위에 머물게 하였습니다당신도 이러한 달의 뒤편 같은 곰보 자국 마음에 이고 살꺼란 생각에모르는 척 넘겨왔던 당신의 깊어져가던 주름과흰 머리칼에 자꾸만 마음이 쓰입니다
어느덧 내 마음에도 커다란 곰보 자국이 하나생겨납니다 어머니란 이름의평생을 가도 지울 수 없는 오히려 평생 동안 짙어질 곰보 자국 하나생겨납니다
▦선정평
손이 오랫동안 머무는 곳이란 기실 마음이 애잔한 곳일 게다. 그런 곰보자국이란 상처마저 열심으로 살아가는 생의 자잘한 분화구들이 아닐까. 말보다 먼저 몸을 열고 나온 그 기척들은 사랑의 열도(熱度)가 아닐까.
유종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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