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이 목재자원 공급기지나 휴식ㆍ휴양의 장소를 넘어 치유의 공간이 되고 있다. 웰빙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며 도시민의 산림휴양에 대한 관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산림의 치유 기능이 경험적인 지식을 넘어 의학적, 과학적 규명이 이루어지며 일반인의 활용도 높아지고 있다.
산림치유는 숲이 지닌 다양한 물리적 환경요소를 이용해 인간의 심신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자연요법의 한 부분. 도시생활에 지친 일반인이 생활속 스트레스를 벗어나 심신의 쾌적함을 느끼고 이를 통해 면역력을 높여 궁극적으로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다. 물론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도 회복을 위한 요양이나 재활의 장소로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산림치유는 휴식보다 치유기능이 강조된다는 점에서 산림휴양과 차이가 있고 산림욕보다 한 단계 발전된 개념이다.
산림청은 아토피 등 환경성 질환과 고혈압 등 생활습관성 질환에 대한 효과적인 치유수단으로 산림을 활용하기 위해 산림 문화ㆍ휴양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자치단체와 함께 전국 곳곳에 치유의 숲을 조성하고 있다.
인간의 심신을 건강하게 해주는 산림 치유 인자는 피톤치드와 햇빛, 음이온, 소리, 경관,산소 등 다양하다. 피톤치드는 주 성분이 테르펜(Terpene)이라는 유기화합물로 항균, 방충 및 탈취의 효과가 있으며 향기를 맡으면 심신의 쾌적감을 주고 피로회복도 촉진한다.
음이온은 도시보다 많은 양이 산림에 분포하고, 뇌파의 알파파를 증가시켜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준다. 또 도시보다 많은 산소도 신진대사와 뇌활동을 촉진시켜준다.
햇빛도 중요한 요소이다. 나뭇잎이 필터역할을 한 간접적인 햇빛은 비타민 D를 합성하는데 기여하고, 뼈를 보호하고 세포의 증식을 조절하며 암을 유발하는 세포 증식을 억제한다.
바람, 나뭇잎, 계곡 등을 타고 숲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기분을 편안하게 하고 긴장완화기능도 더해져 괘적감을 제공한다. 아름다운 숲의 경관을 보는 것만으르도 심신을 안정시킨다.
이런 인자는 현대인에게 만연한 스트레스와 우을증, 고혈압, 아토피 피부염, 주의력 결핍 등의 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미 외국에서는 1800년대 중반부터 숲과 온천을 중심으로 자연치유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왔다. 독일의 경우 400여개에 이르는 산림휴양지에서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바이에른주 ?y헨에서 열차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바트 뵈리스호펜시의 경우 연간 100만명의 방문객이 숲을 찾아 냉온수욕과 산림산책 등 운동요법, 아로마테라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자치단체와 민간단체가 중심이 되어 산림세라피 인증제도 운영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구유입을 촉진시키고 있다. 도쿄에서 열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오쿠타마마치 산림세라피 기지는 음식요법과 호흡법, 향기요법, 걷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연간 140만명을 불러들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산림청과 각 자치단체가 숲을 이용한 치유시설 건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산림청이 국유림에 운영중인 경기 양평 산음 치유의 숲과 전남 장성 치유의 숲, 강원 횡성 청태산 치유의 숲은 이용자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2009년 산음치유의 숲이 본격 운영에 들어간 첫해 1,067명에 불과했으나 2010년에는 3,063명, 지난해 1만1,327명으로 10배가 늘었다. 방문객도 2009년 1,067명에서 지난해 15만7,500여명으로 147배 증가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치유기지 건설에 가세하고 있다. 전북 진안군의 경우 군 천체면적의 80%가 산림으로 이루어진 청정 고원지대라는 이점을 활용해 '아토피 프리 클러스터'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풍부한 산림과 청정 자연환경을 지닌 충남 금산군도 아토피 치유고장을 선언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충북 영동 민주지산과 전북 순창 용궐산, 전남 화순 만연산 등에서도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돼 치유의 숲이 조성되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국민 누구나가 편리하게 다가가 숲에서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전국 곳곳에 치유의 숲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치유의 숲 어느 곳이 있나
현재 산림청이 조성해 운영중인 국립 치유의 숲은 양평과 장성, 횡성 등 3곳이다. 전국의 자치단체들도 치유의 숲 조성에 나서고 있다. 산림청은 산림치유에 대한 수요와 입지를 고려해 전국을 ▦경기ㆍ수도권 ▦강원권 ▦충청권 ▦대경권 ▦부경권 ▦호남권 ▦제주권 등 7개 권역으로 나누어 치유의 숲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산음 치유의 숲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산음자연휴양림안에 2009년부터 55㏊ 규모로 조성돼 운영되고 있다. 건강체크와 물치유 시설이 獵?건강증진센터, 치유 숲길(1.5㎞), 맨발체험로, 숲속체조실, 자연치유정원 등을 갖추고 있다. 프로그램은 치유의 숲 체험의 경우 당일형으로 운영되며, 스트레스 예방 및 관리는 1박 2일과 2박 3일의 숙박형으로 나뉜다. 숙박형 프로그램은 신청자의 건강상태에 따라 진행되며 치유의 숲길 걷기, 물치유, 아로마 호흡법, 맨발걷기, 삼림욕체조 등을 진행한다.
장성 치유의 숲
전남 장성군 서남면 모암리 일원에 조림으로 조성된 편백나무 숲으로 면적이 258㏊에 이른다. 지난해 4월부터 본격적인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치유의 숲 체험 프로그램과 아토피 및 스트레스 예방 관리 프로그램, 특정질환에 대해 협력기관과 공동으로 실시하는 공동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청태산 치유의 숲
강원 횡성군 둔내면 숲체원안에 마련돼 강원도의 의료관광산업과 결합한 치유기지로 활용될 전망이다. 지난해 개장한 치유의 숲에는 지하1층, 지상 2층, 연면적 742㎡ 규모 포레스트 힐링센터가 있다. 숲길걷기와 명상, 요가 등 다양한 치유의 숲을 체험할 수 있는 일반형 치유프로그램과 스트레스 예방ㆍ관리를 위한 숙박형 스트레스 집중관리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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